[남북정상회담] “이런 날 오길 기다렸죠” …설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입력 2018-04-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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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환송행사...주의제선 빠졌지만 논의 가능성 기대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에 그 누구보다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아침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환송 행사를 치렀다. 비대위 회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기원했다. 판문점으로 향하던 도중 문 대통령은 회원들을 보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겼으며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파이팅”으로 화답하며 문 대통령을 응원했다.

북한에 투자한 당사자이자 공단 폐쇄 이후 피해를 입은 입주기업들은 2년 넘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던 개성공단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가 최근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 대부분이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 주 의제에는 남북경협이 빠져 있지만 남북 모두 경협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경협 재개의 첫번째 관문은 분명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가동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적으로도 성공한 산업단지로 꼽힌 개성공단은 중소 기업인들에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환경 변화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 근로자들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하지만 생산성이 높고 언어적 장점도 크다”면서 “입주기업 대부분이 재입주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주기업들은 아직 대북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 결과를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마련되면 남북관계도 금방 개선되리라 기대한다”며 “자연스럽게 남북경협의 모멘텀이 만들어졌을 때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신청서를 내고 재가동 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운영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공단 재개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은 신변 안전 보장, 정권이 바뀌어도 공단의 영속성을 지켜진다는 법적·제도적 장치, 보험제도 개편 등이 선행돼야만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정책평가본부장도 “개성공단이 정치적·군사적 이유로 중단됐지만 경제적으로 성과는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개성공단을 다시 여는 것이 안정적인 남북경협의 방안”이라면서도 “개성공단 중단 이후 입주기업들에 대한 미흡한 손해배상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재개를 염두에 두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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