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TV조선 압수수색이 언론탄압이라고?

입력 2018-05-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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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건의 쟁점으로 난데없이 ‘언론 탄압’이 떠올랐다. 4월 25일 TV조선 앞에서 펼쳐진 한 장면 때문이다.

TV조선 기자가 드루킹이 운영하던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태블릿PC와 USB 등을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경찰은 수사를 위해 TV조선을 압수수색하려 했다. 기자들은 ‘언론탄압 결사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경찰을 막았다.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언론사 캐비넷에는 민감한 취재자료, 드러나선 안 되는 취재원에 관련된 정보가 많다.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 경찰이나 검찰 등 권력기관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런 자료들이 권력기관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고, 언론사들은 자연스럽게 권력기관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경찰의 TV조선 압수수색 시도를 언론 탄압으로 보긴 어렵다. 언론 탄압이란 정부가 마음에 안 드는 언론을 찍어서 괴롭히는 것을 뜻한다. 경찰이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보도와 관련해, 출처를 뒤지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면 언론 탄압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명백히 ‘절도’라는 범죄 행위에 대한 압수수색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이 더 이상 언론사 압수수색에서 ‘언론 자유’ ‘언론 탄압’ 같은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 탄압에 반대한다”거나 “TV조선 기자들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댓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TV조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사가 처한 현실이다. 아마 JTBC 손석희 사장 정도가 잡혀가야 ‘언론 자유’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언론에 대한 신뢰가 없는 현실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외침은 공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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