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공정거래-Law] 영화관 갈 때마다 느끼는 불편한 진실 몇 가지

입력 2018-05-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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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백광현(42·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 칼럼

▲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백광현(42·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 (바른 제공)
▲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백광현(42·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 (바른 제공)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지난 4월 11일부터 27일까지 순차적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및 관람객 숫자 정체 등을 명분으로 영화관람료를 1000원씩 인상하면서, 멀티플렉스 3사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짬짜미) 또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멀티플렉스 3사는 지난 2016년에도 좌석별 가격 차등제라는 명분으로 영화관 좌석별/시간대별 가격차등화 정책을 도입해 관객들이 선호하는 좌석을 프리미엄으로 지정하고 관객이 많은 요일과 시간대의 티켓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가 부당한 공동행위 및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했다고 보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관람료를 공동으로 인상할 것으로 합의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증거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했다. 또한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상영관 시설 개선과 신규 기재 도입, 유지 보수, 내부 관리 인력 투입 등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공급에 필요한 비용 변동이 없었거나 비용 대비 현저한 관람료 상승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다만 향후 법 위반 예방을 위해 주의 촉구를 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한편, 얼마 전 참여연대 등은 멀티플렉스 3사에 대한 ‘관람객 10개 불만사항’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팝콘 가격이나 좌석 크기 등 전통적인 불만과 함께 최근 상영이 늘고 있는 3D 영화 관련 불만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관 내부에서 팝콘, 콜라 등의 식음료를 비싸게 팔고 있다는 신고내용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의 절차를 종료했다. 2008년 공정위의 영화관 환경 개선 이후 영화 상영관 내부에 외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고, 신고 내용상으로도 내부 식음료의 가격 비교대상이 영화관 외부상품으로 확대되는 등 영화관 내부 매점 시장을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기 어려운 점, 영화관 내외부 식음료 시장에서 멀티플렉스 3사가 시장지배적지위사업자의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3D 안경을 끼워 팔고 있으며 3D 안경을 소지한 관객을 위한 별도 요금제를 마련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신고 내용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리했다. 3D 안경 없이 3D 영상 감상이 불가능한 경우처럼 주된 상품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을 끼워파는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부합하는 점, 종된 상품 시장의 경쟁 사업자가 배제된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없는 점, 3D 영화용 안경과 가정용 3D TV 안경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등 영화 상영 품질 관리 상 적합한 안경을 배부할 필요가 있는 점, 별도 요금제 도임 시 소지한 안경으로 영화 관람이 불가능한지 확인하는데 추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반면 3D 영화와 2D 영화의 가격 차이는 3D 안경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안경 비용이 차지하는 비용이 낮아 할인이 실시되더라도 소비자 후생증대효과가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무혐의 근거로 들었다.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회원들이 적립한 멥버십 포인트를 주중에만 사용하도록 하여 부당하다는 신고에 대해서도 “사업자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의 운영방법을 자유로이 설정할 수 있는 점, 고객의 사용 실적에 따라 부여하는 포인트는 고객유치, 판촉 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되는 혜택으로서의 성격도 있어 화폐처럼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 주말 이용이 금지되더라도 별도 비용 없이 주중 영화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포인트 제도가 소비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영화관. 친구와 연인과 또는 가족과 즐겁게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자주 가는 공간이지만 매년 논란이 되는 자사 영화 스크린 몰아주기, 그리고 각종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영화관을 갈 때마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불편한 진실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진실에 대해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시정요구에 앞서 영화 상영시장에서 97%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멀티플렉스 3사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며 자정작용을 할 때, 진정으로 영화관은 더욱 편하게 지인들과 만남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공간으로 바뀌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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