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보다 30분 느렸던 자체 표준시 '평양시간'을 5일 0시를 기해 30분 앞당기면서 남북한의 표준시가 같아졌다. 북한이 2015년 8월 15일 서울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을 도입한 지 2년 10개월 만의 '시간 통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오전 0시 13분경 '다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의해 평양시간이 고쳐져 5일부터 정식 실행됐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평양시간을 동경 135도를 기준자오선으로 하는 9경대시(종전의 시간보다 30분 앞선 시간)로 고침에 따라 4일 23시 30분이 5일 0시로 됐다"며 "이로써 북과 남의 표준시간이 통일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역사적인 제3차 북남 수뇌상봉 이후 민족의 화해 단합을 이룩하고 북과 남이 하나로 합치고 서로 맞추어 나가는 과정의 첫 실행조치"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서울시간 5일 0시, 즉 변경 이전의 평양시간 기준으로는 4일 오후 11시 30분에 "0시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해 표준시 변경을 알렸다.
북한 매체들은 또 5일 달라진 평양시간에 맞춰 종전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6시에 뉴스를 시작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종전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6시에 '그리스도교 국제기구 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을 드렸다'는 제목의 뉴스를 시작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오전 6시에 '김일성 동지의 노작을 브라질 단체 인터넷에 게재'라는 제목의 첫 기사를 출고했다.
이번 남북한의 표준시간 통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제의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은 지난 2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5일부터 남북한의 표준시간을 통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남한과 같이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를 써 왔지만, 광복 70주년인 지난 2015년 8월 15일부터 표준시를 남한보다 30분 늦추고 이를 '평양시간'으로 명명했다. 북한은 당시 "일제강점기 시절 빼앗긴 표준시간을 되찾는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