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1년] 부동산 급등·투기 잡았지만...양극화에 ‘발목’

입력 2018-05-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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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5월 9일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규제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1년여 사이 연이은 규제안을 내놓으며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전달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41일 만에 6.19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고 이후 44일이 지나서는 2번째 부동산 대책인 8.2대책을 내놨다. 8.2대책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장.단기 대책이었다.

하지만 연이은 대책에도 시장에는 버티기 양상이 나타나자 한달여 만에 3번째 부동산 대책인 9.5대책을 후속조치로 발표한다. 이후 10.24대책(가계부채종합대책), 11.29대책(주거복지 로드맵), 12.13(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 등을 연달아 내놓는다.

이같은 전방위 대책들이 쏟아지며 시장은 올들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요 타겟으로 잡은 서울 강남 4구 아파트값이 4주 연속 하락하면서 관망세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여전히 의문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33%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40%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직후인 조사 때는 긍정적인 평가가 44%로 부정평가(23%)를 앞섰지만 올 들어 1월 조사 때부터 부정평가(34%)가 긍정평가(24%)보다 더 많아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양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문재인 정부는) 투기적 과수요를 잡고 실수요자들이 주택시장에 유입할수 있게 가격안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스탠스를 보였고 수요억제책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면서 “다만 수요억제에 정책 비중이 치우치다보니 대기수요나 유효실수요가 있는 지역은 다시 가격이 오르고 특정 분양시장에 몰리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역시 “규제로 시장의 하향 안정화는 만들어 가고 있지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급등지역에 대한 하향안정화를 만들어 놓고 투기세력에 대한 접근을 막은 것은 성과지만 실수요층들이 움직일 여유가 없어지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지 정책으로 가격을 잡기는 쉽지 않은데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정책으로 가격을 잡고,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괜찮았다”면서도 “대출 규제가 너무 강하다 보니 정작 집을 사려고 하는 서민들이 내집 마련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서민들은 대출이 없으면 내 집마련을 못한다는 점의 인식부재가 아쉽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주거복지로드맵과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복지로드맵은 굉장히 꼼꼼하게 잘 만든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고 가계부채대책 같은 경우 선진국도 가계 부채 해결에 애를 먹는 상황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한 정책으로 생각한다”면서 “정책이 일관되게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점에서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연구위원도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하고 실수요 중심 청약제도 개편, 공공임대 주택 확대는 좋은 정책이다”면서 “다만 규제일변도로 수요 억제책에만 집중된게 좀 부족했고 주거복지로드맵 역시 잘 짜여진 정책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과 속도가 얼마나 현실성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들이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의견도 제시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경우 지방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노후·불량 주택지를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면에서 올바른 방향이다”면서 “하지만 정책을 수행할 도시재생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실정인데 선정 지역이 어떻게 개발되고 자금이 쓰이는 지 투명하게 관리·감시할 전문가들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제까지는 규제로 인한 충격요법으로 지금 단계까지 왔는데, 이것이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보완이 안되고 있다”면서 “규제 조치가 응급조치로 불가피했을 것으로 공감하지만, 이제 시간이 좀 지난 상황에서 지속할 것이냐, 재점검하고 조정하는 정부의 역할이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지정 요건이 있다면 해제 요건도 있어야 한다”며 “시장이 몸을 추스릴 수 있는 길도 열어줘야 하는데 일부 성과를 가지고 자신을 과도하게 만족할게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정부가 적절하게 조율해야 하는 일이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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