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바이오주] “대형주 호재 기대… 하반기엔 업종 전반에 숨통”

입력 2018-05-08 10:53 수정 2018-05-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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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여진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산업분석팀 연구원

동일한 상황에서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는 것을 ‘프레이밍(Framing) 효과’라고 한다. 컵에 물이 반 정도 담겨 있는 상황에서 ‘물이 반밖에 없어’, 아니면 ‘물이 반이나 남아 있네’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제약·바이오섹터 내에서 리레이팅과 조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바이오 버블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럼에도 제약 바이오산업의 하반기 투자 관점은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아 있다”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각종 리스크가 제약 바이오 업종의 주가에 크게 반영되며 조정을 받았으나, 하반기에 제약·바이오 업종 대형주에서 호재가 나온다면 업종 전반이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셀트리온, 코오롱티슈진, 녹십자, 대웅제약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고밸류에이션의 기대감을 충족하는 결실이 가시화되며 업종의 투자 심리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2분기 내 유럽에서 ‘허쥬마’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미국에 허가를 신청한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예정대로 하반기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는 2분기에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한다. 녹십자는 3분기까지 면역글로불린 ‘IVIG-SN’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웅제약의 ‘나보타’도 올해 FDA 승인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시밀러 업종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고성장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세 종목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앞다퉈 허가를 받고 있다. 이는 2019년부터 이들 기업의 타깃 시장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다.

연구개발(R&D) 투자형으로 체질 개선하는 대형 제약사도 주목해 볼 만하다. 한국형 R&D 전략을 최초로 주창한 한미약품의 사례를 보면, 개량신약에서의 연구개발 역량이 누적돼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과 같은 한국형 R&D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형 제약사는 개량신약 연구개발을 토대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바이오신약 R&D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는 단계다. 향후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한 개량신약 개발 및 출시도 활발하다. 특히 신라젠, 에이치엘비, 오스코텍, CMG제약 등 항암제 R&D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진행 추이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유효하다.

물론 이 같은 호재성 기업들이 많음에도 바이오 버블 논란이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 버블 논란은 언제 어디서나 있었으며, 바이오 산업의 주가 리레이팅 역시 국내만의 이슈가 아니라고 본다. 스웨덴 증시에서는 지노믹스 관련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홍콩 증시에서는 바이오 업종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급격하게 증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바이오 리레이팅은 바이오 버블보다는 아무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시대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1990~93년, 2000년의 바이오 버블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리레이팅의 기간이 이전보다 훨씬 길어졌으며, 관련된 기반 기술의 고도화를 거쳐오며 혁신적인 신약이 더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세포·유전자치료제뿐 아니라 바이오텍 기반 신약 발굴 기술의 발달에도 크게 기여했다. 제약 바이오 관련 기술의 발전은 맞춤의약 시대는 물론 신 약개발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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