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재등장 현실화 되나…금융위 조직개편 ‘맞불’

입력 2018-05-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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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원장 취임으로 금융정책·감독 논의 촉발될지 주목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취임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조직개편 작업이 없던 금융위원회도 이러한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는 소비자보호국과 금융혁신관(정책관) 자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서민금융국 일부 업무를 금융서비스국으로 이관해 업무를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검토를 거쳐 오는 6~7월께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조직개편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부터 예고됐으나, 공교롭게 윤 원장 취임 전후로 1년 만에 갑자기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대신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연내 금융위 조직을 기능별로 개편하고 향후 정부조직 개편과 연계해 정책과 감독 부문 분리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사실상 금융위를 ‘해체’하는 작업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취임 직후 ‘조직혁신기획단(TF)’을 가동했지만 실질적인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산업정책과 금융정책·감독 부문 분리는 이번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을 통과시킨 후 논의할 내용으로 남겨뒀다. 그러나 개헌 논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지방선거 이후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바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금융위의 조직개편이 ‘대수술’을 막기 위한 사전 자구노력으로 읽히는 이유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해 금융위 외부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금융산업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2013년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당시 명지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과 함께 쓴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논문에서도 현행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 업무를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감독기구는 이원화하는 일명 ‘쌍봉형’ 체계를 채택하기도 했다.

쌍봉형 체계는 금융기관들의 건전성감독을 책임지는 금융건전성감독원(가칭)과 소비자보호와 시장감독을 포함하는 행위 규제를 맡는 금융시장감독원(가칭)을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양 기관 모두 독립성 확보를 위해 공적 민간기구로 하되 금융시장감독원은 정부조직화를 고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현행 금융위-금감원 체계에서 금융위가 예산권으로 독립기구인 금감원을 사실상 지휘하는 형태를 보이는 데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쌍봉형 외에는 금융감독기구 출범 초기의 금융감독위원회를 재설치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이러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서 윤 원장이 공식적으로 국회의 법안 발의나 정부의 입법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자문하는 역할은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국정기획위원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자문 형태로 정책보고서에 상당 부분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당초 안건이 아니었던 ‘이건희 차명계좌’나 ‘키코(KIKO)’ 사건을 수면으로 끌어올린 것 역시 윤 원장이다. 당시 금융위는 가계부채 등 현안에 대해서만 검토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윤 원장의 결단으로 과거 사건들에 대해 재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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