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거래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익일물 거래비중은 되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 경색시 증권사 등의 유동성 리스크 가능성과 채권투자자들의 단기차입 수요 대응에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말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277조원을 돌파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금융기관간 RP매매와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반면 콜시장과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은 평년수준을 유지하거나 위축됐다.
개별 시장별로는 기업어음(CP)이 10조3000억원(7.3%), RP매매가 9조6000억원(18.5%), 전단채가 8조6000억원(24.9%) 증가했다. 반면 콜은 2000억원(1.3%) 늘어 전년과 유사한 규모를 나타냈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1조3000억원(-19.4%) 줄었다. 콜 거래는 증권사의 콜차입 규제, 기관간 RP거래 활성화 정책 등에 따라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RP거래 규모(일평균 잔액 기준)는 전년대비 9조6000억원(18.5%) 증가한 6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조1000억원에 불과하던 자산운용사의 자금조달(RP매도) 규모가 2016년 9조4000억원, 지난해 19조원을 급증한 때문이다. 자산운용사가 헤지펀드와 채권형 펀드 등 레버리지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자금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RP시장에서 자금조달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의 RP매도 역시 31조7000억원을 기록해 직전년 32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RP거래 중 익일물 비중은 2016년 92.3%에서 2017년 93.2%로 늘었다. 반면 2일 이상 기일물 비중은 같은기간 3.6%에서 3.2%로 감소했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9월 단기금융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난해 2월 그 후속조치로 기일물 RP거래 활성화 방안을 각각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대책에는 일임계약에 기관간 RP를 허용하고 연기금과 예금보험공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 공공기금 등에 대해서는 자금중개사의 RP중개 대상 기관으로 포함시켰고, 증권금융의 기일물 RP 시장 조성 기능도 강화했었다.
이와 관련해 김정현 자금시장팀장은 “단기금융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RP시장 기일물 활성화조치는 구체적으로 시행된게 작년 중반이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