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문재인 정부, 1년의 성적표

입력 2018-05-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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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우리 사회는 꽤 큰 진통을 겪었다. 진통 속에서 탄생한 정권이라서, 문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컸다. 일반적으로 그렇듯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법한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면, 문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를 아직은 저버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와는 다르게, 각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문재인 정권 1년 중에서 가장 잘한 측면은 한반도 위기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위기 상황을 돌이켜 보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평가하면, 문재인 정권은 위기를 극복했다는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여기서 ‘단기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위기가 실제로 극복이 됐는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 평화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격적이고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런 것을 장담할 수 없다. 북한이 진짜로 핵을 포기할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북한의 핵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을 받아들이면서 대륙 간 탄도 미사일 폐기 정도에서 만족한다면, 이것도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할 순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설사 북한이 전면적 핵사찰에 응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전체를 사찰하고 제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만큼 장기적 차원에서의 한반도 평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의 위기 극복과 외교적 역량은, 아직 평가받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경제 분야에서의 문 대통령의 점수는 그리 후하진 않을 듯하다. 집권 초기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실업 상황판까지 설치하며 청년실업률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실제 청년실업률이 낮아지기는커녕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매달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다 체감 경기 역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고 과도기적일 수도 있다. 만일 이런 어려움이 일시적 현상이라면 하루빨리 과도기적 현상이 끝나도록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치(內治)의 측면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권들의 잘못을 되풀이한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정권들이 그랬듯이, 문재인 정부도 의회를 존중하는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야당은 지리멸렬하고 여당은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회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다. 그래야만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정권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청와대는 국회보다는 국민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과거 정권들도 모두 그랬다. 그래서 지금 청와대는 과거 정권이 실패했던 이유와 대의민주주의가 그나마 현존하는 정치제도 중에서 제일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집권 1년 동안 지지율만큼의 성과는 없었던 것 같다. 집권 2년차부터는 그 성과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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