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통행료는 낮추고 국민행복은 올리고!

입력 2018-05-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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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그동안 많은 민자고속도로는 정부의 부족한 재정을 대신해 꼭 필요한 도로를 조기에 건설하여 국민 편익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싼 통행료와 부실한 수요 예측 등으로 정부의 과다한 재정 보전을 불러들여 ‘세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수익성 보장을 위해 과다한 정부 재정 투여를 초래하여 ‘적정한 공공성 확보’에 실패하였다는 의견이 많은 실정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민자고속도로와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한 재정고속도로는 동일한 고속도로인데, 건설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두 배 가까이 비싼 통행료를 내고 이용해왔다. 예를 들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 민자 구간의 통행료는 4800원으로 일반고속도로(2900원) 기준 1.7배,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는 6800원으로 일반고속도로(3800원) 기준 1.8배나 비싸게 각각 설정되었다.

이는 정부가 시급한 도로 건설을 위해 민간자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였고 민간사업자는 30년으로 한정된 기간 내에 그 투자비를 모두 통행료로 회수해야 하는 사업방식 자체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통행료 인하와 재원 부담 주체 간의 상호 배타적 관계를, 상생할 수 있는 Win-Win(윈-윈) 관계로 돌릴 수 있는 묘수 찾기에 그 해결의 키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기반으로 지난해 12월에 ‘유료도로법’을 개정하면서, 이미 건설된 민자고속도로에 대하여도 실시협약 변경 절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토대로 올해 3월에 처음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 민자 구간의 통행료를 인하(최장거리 기준 1종 승용차 4800원→3200원)하였다. 먼저 이용하는 사람이 비싸게 내고 나중에 이용하는 사람은 싸게 내는 구조에서, 수익자 부담 원칙과 이용자 부담 원칙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사업을 재구조화한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추가로 쓰이지 않고도 현재와 미래가 공평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사례이다.

4월에는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같이 재정고속도로보다 통행량이 많으면서도 통행료가 비싼 도로에 우선적으로 통행료를 인하(최장거리 기준 1종 승용차 6800원→5700원)하였고, ‘천안논산고속도로’의 통행료 인하도 추진해 나가는 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동일 서비스-동일 요금’을 목표로, 민자고속도로 전반에 걸쳐 통행료를 재정고속도로 수준으로 인하할 수 있는 로드맵을 6월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이 로드맵의 핵심은 국가기간망에 대하여는 공공성을 강화하여 사회적 편익을 증대할 수 있도록 하고, 기간망 외의 도심 내 구간이나 단절 구간, 연계 필요성이 큰 구간, 입체도로의 개발 등의 부분에서는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하여 SOC 재정투자 부족을 보전하는 동시에 교통 혼잡비용 절감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통의 공공성 강화와 국민의 이동 편익 증진이라는 목표와, 민간투자 및 SOC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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