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인도시장서 새 출발…160억 달러에 플립카트 지분 77% 인수

입력 2018-05-10 09:02 수정 2018-05-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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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자상거래 1위로 등극…아마존과 정면대결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플립카트 본사. 미국 월마트는 9일(현지시간) 160억 달러에 플립카트 지분 77%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벵갈루루/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플립카트 본사. 미국 월마트는 9일(현지시간) 160억 달러에 플립카트 지분 77%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벵갈루루/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형유통업체 월마트가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160억 달러(약 17조264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월마트는 인도 진출 10년 만에 전열을 가다듬고 새롭게 출발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일본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기존 플립카트 주주로부터 140억 달러에 지분을 사들이며 20억 달러를 신주 매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로 그만큼 월마트가 플립카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월마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플립카트를 지원한다”면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매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는 인도 온라인 판매가 지난해 21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12억5000만 인도인 중 인터넷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수년 동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립카트를 인수하면서 월마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인도 2위 전자상거래업체로 부상한 아마존과 정면대결을 하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인도에 진출한 지 5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플립카트가 아마존보다 앞서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월마트의 투자로 플립카트의 물류가 향상되며 온라인 식료품점과 같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플립카트를 손에 넣으면서 월마트는 인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열렸다. 유갈 조시 에베레스트그룹 연구 책임자는 “월마트는 플립카트가 월마트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플립카트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립카트는 소프트뱅크와 다른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자금 부족을 겪지 않았다”면서 “세계적인 유통 기업 월마트는 온라인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인도 신생 기업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2007년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 탓에 난항을 겪었다. 월마트가 추구하는 대량 판매, 저렴한 판매는 인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과 달랐다. 월마트는 현지 업체와 합작회사를 만들었으나 8년간 20개 매장을 여는 데 그쳤다. 사티쉬 미나 포레스터 애널리스트는 “월마트는 인도 소매 시장에 진출해 10년간 노력해왔으나 규제로 인해 소매 매장을 열지 못했다”면서 “마침내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라스니쉬 쿠마르 인도 월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다”면서 “2021년까지 약 50개의 매장을 추가해 70여 개에 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월마트가 인도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로 인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찰리 오셔 무디스 소매업 애널리스트는 “플립카트는 앞으로 몇 년간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월마트의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플립카트는 지난해 3월 마감한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68% 증가한 877억 루피(약 1조404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월마트는 “중장기적으로 플립카트의 손실이 감소하고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나 애널리스트도 “인도 소비자들은 엄청난 할인을 기대하고 있어 이러한 회사들이 돈을 벌기 어렵다”면서 “월마트가 이 거래에서 어떤 이득을 얻기를 원한다면 최소한 10년은 인도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플립카트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증시에서 월마트 주가는 약 4% 급락했다.

인도 시장을 향한 아마존의 적극적인 투자도 월마트를 위협한다. 아마존은 이미 인도 사업에 5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마지막 순간까지 월마트의 인수 계획을 방해하며 월마트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던 플립카트에 인수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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