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후유증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실적 희비가 계속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간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요 브랜드 부진으로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다. 작년 총매출에서 LG생활건강에 뒤처진 아모레는 올 1분기 매출이 소폭 앞섰으나 2분기에도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양사의 실적이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5% 줄어든 278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매출액은 1조6643억 원으로 10.3% 줄었고 순이익은 2160억 원으로 18.9% 감소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면세 채널 유통 건전화 노력, 주요 관광 상권 위축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은 9% 줄어든 1조4316억 원, 영업이익은 26% 줄어든 2359억 원에 그쳤으며, 이니스프리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27억 원과 329억 원으로 18%, 29% 줄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늘어난 2837억 원, 매출은 6.5% 증가한 1조6592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중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할 때 2005년 1분기 이후 52분기 연속 증가세다. 내수 정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와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양사의 실적 희비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10.6% 줄어든 1조6589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LG생활건강은 성장세가 계속돼 전년보다 9.1% 늘어난 1조6689억 원의 매출을 기록, 아모레를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에서도 아모레는 2733억 원(27.8%↓), LG생활건강은 2654억 원(14.2%↑)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