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출석을 대신하는 ‘분신 로봇’이 등장했다. IT를 접목한 교육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1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분신 로봇은 일본 스타트업 오리랩이 만든 것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조종된다. 명칭은 ‘오리 히메’다. 21.5cm 크기의 로봇 본체에는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돼 있고, 미간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다. 카메라를 원격으로 조작해 로봇 주변의 모습이나 대화 상대의 표정 등을 볼 수 있다.
실제 학생 대신 수업에 출석한 분신 로봇은 책상에서 손을 들어 교사에게 수업 내용을 질문한다. 교사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만족, 부끄러움, 곤란함 등 표정과 함께 양손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몸이 불편하거나 부득이하게 물리적인 이동이 불가능한 학생이 가정이나 병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오리랩 측은 “급식 냄새, 친구와 닿았을 때 감촉 등 오감을 전달할 수 있게 진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분신 로봇 오리 히메는 이미 일본의 일부 초등학교와 대안 학교 등에서 쓰이고 있다.
분신 로봇은 수업 출석 외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예컨대 고령의 조부모가 손자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 때 분신 로봇을 대신 보내는 것이다. 거리가 멀어 이동이 어려운 경우에 로봇을 참석시켜 축하를 전할 수 있다. 특히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 이 같은 서비스는 매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분신 로봇이 이미 쓰이고 있는 교육 분야에서 이 같은 원격 교육 서비스가 향후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리적 이동 개념이 없어지면 ‘학군’ 개념도 없어지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교와 수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왕따 문제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사라지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
대학에서는 이미 온라인공개강좌(MOOC)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MOOC는 미국 명문대인 스탠퍼드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등 전 세계 800개 이상의 대학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약 8000만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반에 따르면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에듀테크(EduTech) 시장은 2022년 약 400억 달러(약 42조928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앞으로 5년간 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2.3배 늘어난다는 의미다. 다만 일본 공교육에서는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경우가 아직 많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공립 초중고에서 PC 보급 비율이 학생 1인당 0.17대에 그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