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CC, 6월 ‘망 중립성’ 폐지 발표…통신·IT 희비 엇갈려

입력 2018-05-1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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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수익성 높이고 경영 유연성 확보·IT 기업들은 비용 부담 커져…상원, 다음 주 표결 예정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0일(현지시간) 다음 달 11일자로 망 중립성 규제가 폐지된다고 밝혔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4일 망 중립성 폐지 방안이 표결을 거쳐 통과되고 나서 미소를 짓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0일(현지시간) 다음 달 11일자로 망 중립성 규제가 폐지된다고 밝혔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4일 망 중립성 폐지 방안이 표결을 거쳐 통과되고 나서 미소를 짓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다음 달 통신업체들에 인터넷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라는 ‘망 중립성’ 규제를 폐지한다.

1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망 중립성 규정이 6월 11일자로 만료되며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 위원장은 “불필요하고 유해한 인터넷 규제가 제거된다”며 망 중립성 폐지 정당성을 옹호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5년 망 중립성 원칙을 도입했다. 컴캐스트와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이 이를 이용하는 콘텐츠 사업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이 망 중립성의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망 중립성 폐지론자인 파이가 FCC 위원장이 되면서 결국 3년 만에 망 중립성 시대가 끝나게 된 것이다. FCC 위원 5명은 지난해 12월 망 중립성을 놓고 표결해 공화당 측 위원들의 찬성 3표로 폐지를 결정했다.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ISP들은 인터넷 기업과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요금에 따라 동영상 전송 등 특정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통신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반대로 특정 콘텐츠 속도는 느리게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차별화 정책과 관련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통신회선을 제공하는 통신업체와 케이블TV 업체들은 수익성을 높이고 경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망 중립성 폐지를 찬성해왔다. 통신업체들은 차세대 이동통신인 5세대(5G)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며 트래픽 급증으로 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어 원격 의료와 자율주행차량 등 안전과 직결되는 서비스는 우선적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것 등을 폐지 논리로 내세웠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IT 업체들은 자사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자유롭고 차별 없는 인터넷 사용이라는 원칙이 깨질 수 있다며 망 중립성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뉴욕 등 22개 주는 망 중립성 폐지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망 중립성 폐지를 위해 다음 주 상원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상원의원 47명 전원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의원 등이 FCC 방안에 반대표를 던져 50대 47로 망 중립성 폐지가 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관문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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