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현민 자매는 왜 이디야 커피 점주가 됐을까

입력 2018-05-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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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현민 자매가 대한항공에 입사해 임원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년 정도다. 스물다섯의 나이로 호텔사업본부에 입사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7년 뒤인 2006년엔 상무보로 승진해 처음 임원을 달았다. 최근 ‘갑질 의혹’을 받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는 더 빨랐다. 입사하고서 3년 만인 2010년에 임원을 달았다.

조현아·현민 자매는 빠른 승진을 통해 회사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그런 이들 자매가 무엇이 부족해서 한진그룹이 소유한 건물에서 개인 커피숍까지 운영한 것일까.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02년부터 이디야 소공점을, 조현민 전 전무는 2007년부터 이디야 인하대병원점을 각각 가맹점주 자격으로 운영해왔다.

논란은 예전부터 시작한다. 지난 2012년 재벌가 자제들의 중소 자영업 상권 잠식 논란이 일었던 당시 이들 자매의 ‘이디야 매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어서 터진 ‘땅콩 회항’ 사건 때도 문제가 됐다. 숱한 논란 속에서도 이들 자매는 ‘꿋꿋이’ 매장을 운영했고 한진그룹 측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이라 그룹 차원에서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커피숍이 한진그룹 계열 정석기업 소유의 건물에서 영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임대료 등 혜택을 볼 수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수익을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리고 있는 정석기업의 이익이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48%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양호 회장은 조한진칼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이디야는 “한진그룹 일가와 어떠한 관계도 없다”며 조현아·현민 자매가 운영하던 이디야커피 매장과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 논란이 된 지 수년 만에 커피숍 운영을 접게 됐으나 이마저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아니다.

정석기업에 앞서 최근 한진그룹에서 주목받은 기업은 면세품 중개업체인 ‘트리온 무역’이다. 조원태 사장까지 함께 대표를 맡은 이 기업을 통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통행세’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통행세란 일반적인 거래 과정 중간에 총수일가 소유 회사를 넣어 이들에게 지원하는 부당 이득을 뜻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진 오너 일가가 이 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챙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재 조사 중에 있다. 특히 트리온 무역의 매출액이 크지 않은 만큼, 이 업체와 비슷한 성격의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미호인터네셔널’이라는 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리온무역외에 조사 중에 있는 기업이 더 있다”고 확인했다. 재계가 정석기업과 이디야커피와의 관계 등을 다시한번 떠올린 이유다. 김 위원장은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는 단순하게 이익을 몰아줬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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