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외면당하는 포드…“품질·가성비 다 놓친 결과”

입력 2018-05-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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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빠르게 변하는 중국 현지 분위기 반영 안 돼”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포드의 점유율. 출처 = LMC오토모티브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포드의 점유율. 출처 = LMC오토모티브

미국 3대 자동차 브랜드 포드가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품질과 가성비 면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라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포드는 2006년 처음으로 50억 달러(약 5조3475억 원)를 투입해 중국 현지 승용차 공장을 설립했다. 현지 제조를 통해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과 같은 경쟁 업체들을 넘어서기 위해서였다. 공격적인 투자로 2012~2015년 사이 중국에서 포드 승용차의 점유율은 거의 5%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포드의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포드는 중국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6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1~3월 기간에는 18위로 밀려났다.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18년 1~3월) 포드가 중국에서 기록한 매출은 전년 대비 19% 줄었다. 이는 2016년 14% 증가, 2017년 6% 감소에 이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2015년 4.2%, 2016년 3.9%, 2017년 3.4%로 계속 하락해 올해는 2.2%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작년 5월 취임 이후 미국에서 수익률 고전과 비용 절감 문제로 큰 과제를 짊어진 짐 해킷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전문가들은 포드가 새로운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소비자들은 사로잡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포드가 글로벌 시장을 접근하는 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소비자는 미국이나 유럽 고객과는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도 포드는 동일 모델을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내놓는 비슷한 성능의 모델보다 가격 면에서 비싸다는 점도 문제다.

예컨대 포드의 소형 SUV인 에코스포츠는 약 1만2600달러인데 이 모델은 GM이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해 내놓은 SUV 차량 바오준510보다 연비와 기술 면에서 뒤처진다. 바오준510의 출고가는 1만900달러다. 맥쿼리캐피탈리서치의 자넷 루이스 애널리스트는 “포드는 현지 브랜드의 공세에 원래 가지고 있던 지위마저 잃을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포드 경영진은 2025년까지 중국에 새 모델이 50개 출시될 예정이라며 공격적인 판매로 공세가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의 짐 퍼리 글로벌시장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 24개월 안에 우리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재활성화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제품 납품 속도도 5분의 1로 줄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판매자는 비관적인 목소리를 냈다. 중국 북부 다롄에서 딜러로 일하는 상용웨이 씨는 “멀리 있는 물은 즉각적인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다”며 포드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하게 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드는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포드가 너무 순진하게 낙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드 승용차의 품질도 중국 시장에서는 문제로 여겨진다. 중국소비자협회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 제조하는 업체 중 가장 항의를 많이 받는 승용차 업체로 꼽혔다. 지난해 포드 승용차와 관련해 접수된 품질·서비스 불만 건수는 850건을 기록했다.

시안에 사는 천서리 씨는 10년간 포드의 충성고객이었던 적이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2013년 포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쿠가(KUGA)에 냉각 시스템 문제가 발생해 1600달러를 지출하는 일이 있었다. 문제는 수리하고도 또 같은 문제나 일어나 리콜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그는 다시는 포드를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당시 너무 화가 나 나는 차를 부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포드 대변인은 시장조사기관인 J.D 파워차이나가 작년에 품질 연구를 한 결과 중국 내에서 포드 승용차의 품질이 19위까지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2016년에 33위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개선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도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중국 관세 당국 관계자는 포드 제품이 몇 주 동안 포드가 중국에 수출할 차량이 중국 항만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드 자동차들은 중국 항구에서 현재 비정상적으로 긴 통관 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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