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동차 대기업 임원들과 가진 회동에서 수입산 차량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자동차보다 배기가스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미국 내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트럼프는 무역 이슈를 들고 나오면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서 더 많이 차를 생산하지 않는 것을 비판했다. 그러고 나서 트럼프는 수입차에 대해서는 20% 관세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트럼프 정권의 정책 전환에 대한 대응을 강요당하는 가운데 이번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응해야 할 항목이 늘어나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캘리포니아주의 규제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새 배기가스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도 자동차 부품 비관세 범위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임원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자동차제조업협회의 존 보젤라 최고경영자(CEO)와 미국자동차공업협회의 미치 베인월 대표는 공동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자동차 부문을 논의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트럼프는 우리 산업을 열렬히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미국의 고용과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관심과 공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었다. 그는 멕시코산 제품에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또 유럽연합(EU)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하면 EU 자동차들이 새로운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서 미국과 별도로 FTA를 맺지 않으면 수입산 자동차는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트럭은 25%로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