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의 인주연은 ‘슈퍼루키’ 최혜진(19ㆍ롯데) 등 동기들보다 우승이 늦게 왔다. 비단 우승뿐 아니라 1부 정규투어의 카드를 손에 쥐고도 지난해 2주 드림투어까지 뛰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인주연이 생애 첫 정상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연장전 우승이다.
인주연은 13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ㆍ654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일 3라운드에서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쳐 동타를 이룬 김소이(24ㆍPNS)와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승 상금 1억4만원을 획득한 인주연은 1억6298만원으로 상금랭킹 4위로 껑충 뛰었다. 상금과 함께 2년간 시드를 확보했다.
시드전을 2번이나 치를 정도로 인주연의 경기력은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1부투어에서 뛰는 것이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2부 투어를 병행했다. 드림투어지만 우승상금이 1억원이나 되는 호반건설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인주연은 하반기에는 드림투어에 집중했다.
인주연은 지난해 상금 7800만원으로 상금랭킹 71위에 그쳐 시드전을 치러야 할 상황에서 드림투어를 병행한 것이 행운이었다. 드림투어에서 1억795만원을 벌어들여 상금랭킹 2위에 올라 1부 시드를 유지했다.
“우승해서 기쁘지만 무엇보다 시드 걱정을 하지 안하게 된 것이 행복하다”는 인주연은 “야디지북 상단에는 ‘축을 잡고 팔로 휘두르자’를 적었고, 하단에는 ‘차분하게 침착하게 믿고 자신있게 치자’고 적어 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데 성적이 좋지 않아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며 “지난 겨울 부족했던 기술과 멘탈부분을 강화한 것이 우승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인주연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중학교 1학년때 클럽을 처음 잡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카트비를 걱정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기울어졌다. 이때 최경주 재단 장학생이 됐다. 3년 동안 최경주(48)가 해마다 여는 동계 캠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최경주의 친구인 이경훈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프로가 된 뒤 2015년에는 최경주에게 금전적인 도움도 받았다. 이 덕에 프로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인주연은 ‘힘주연’이라는 별명처럼 장타력은 뛰어났지만 늘 OB(아웃 오브 바운스)에 시달려야 했고, 선두권에 올랐다가 약한 멘탈로 인해 번번히 하위권으로 밀려나면서 1, 2부 투어를 병했던 것이다.
5년 동안 우승이 없는 김소이는 이날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 연장전까지 끌고 갔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상금랭킹 1위 장하나(26ㆍ비씨카드)와 2위 최혜진(19ㆍ롯데)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김지영2(22ㆍSK네트웍스)은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6위에 그쳤고, 지난주 동일대회 3년 연속 우승한 김해림(29ㆍ삼천리)은 1언더파 215타로 공동 34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