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정면 대응 정의선…한때 ZKW 인수까지 검토

입력 2018-05-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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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최근 인수합병(m&a) 등 자본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우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반기를 든 엘리엇 때문이다.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 간 합병을 반대하고 그 이유로 모비스의 가치 하락을 지적하면서 당장 모비스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법이 M&A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비스와) 4-5곳의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전장기업, 특히 LED 관련 핵심기술을 지닌 기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자동차 광원이 할로겐에서 LED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시장이 급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가 인수에 성공한 오스트리아 ZKW 역시 한때 정 부회장의 검토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가 전략적 M&A 대상으로 점치고 있는 기업 가운데 적어도 2곳은 LED 관련기업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주요 기술을 보유 중인 스타트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옵시스에 300만 달러(약 32억 원)를 투자해 지분 9.7%를 확보했다. 산업용 섬유광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옵시스는 광섬유 케이블과 각종 센서 기술을 지녔고,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더(레이저센서)까지 개발 중이다. 이어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피탕고의 7번째 투자펀드에도 220만 달러(약 24억 원)도 출자했다. 피탕고 펀드는 미래형 이동수단,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에 투자 중이다. 정 부회장은 M&A와 전략적 투자 이외에 협업관계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은 2020년을 목표로 프리미엄 전기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모비스 핵심부품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와 기업간 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은 “모비스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미래차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며 “자체적인 역량 강화 외에도 대규모 M&A를 추진하고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협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이런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는 정몽구 회장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정몽구 회장은 자체 기술 개발을 중요시하는 소위 ‘순혈주의’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 등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대차 역시 여러 해외 기업과의 합종연횡이 불가피해졌다.

재계에선 이런 활발한 M&A가 정의선 부회장 뿐아니라 재벌 3세들의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역시 집행유예 후 국내 공식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유럽 등을 돌며 해외 M&A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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