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활용 처리 업체, 중국 수출길 막혀 ‘고사’ 위기

입력 2018-05-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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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 규모 늘어나…업체들 “재활용 처리 비용 너무 많이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구들에서 수출된 미국의 폐자재 양. 빨간 막대-중국으로 수출된 양. 단위: 100만 톤. 출처 WSJ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구들에서 수출된 미국의 폐자재 양. 빨간 막대-중국으로 수출된 양. 단위: 100만 톤. 출처 WSJ
미국 재활용 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 폐자재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품질 낮은 폐자재들이 쌓이고, 이 때문에 재활용 처리 수익률이 떨어진 탓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있는 재활용 처리 업체들이 낮은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다. LA북부 랭커스터카운티의 폐자재 관리 당국에서 일하는 제임스 워너 책임자는 “재활용 산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는 언제나 기복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내가 체감한 것 중 가장 큰 혼란”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재활용 산업은 호황기를 구가했다. 질 낮은 쓰레기를 수출하기를 원하는 미국 정부의 바람과 쓰레기를 대거 수입하고자 하는 중국의 요구가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당국이 적극적으로 재활용을 주민들에게 권고하면서 순수하게 폐기되어야 하는 쓰레기들의 밀도가 높아졌다. 거꾸로 재활용해 수익으로 이어지는 쓰레기 비율은 줄어든 셈이다. 폐기물 관리 회사의 추정에 따르면 버려지는 음식, 액체에 젖은 종이 및 기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 규모는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이 폐기물 수입 금지를 확대하자 미국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이달 초 품질과 관계없이 내달 4일까지 모든 미국 폐자재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확대한 결과로 풀이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폐자재 수출국인 동시에 중국을 제1의 폐자재 수출국으로 두고 있다. 작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항구들을 통해 수출된 폐자재 가운데 중국으로 수출된 비율은 약 절반가량이다.

지자체는 폐기물 수거를 위해 주민들이 얼마만큼의 비용을 내야 하는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자체와 쓰레기 운송업자들은 쓰레기 운송량이 워낙 막대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랭커스터 카운티는 쓰레기 수거 업체가 재활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가져가기 위해서 내야 하는 요금을 내달 1일부터 톤당 두 배로 올렸다. 이 비용은 자연스레 주민들에게 전가될 예정이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이번 기회에 과다한 쓰레기 배출량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업계는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소재 재활용협력업체의 딜런 데 토마스 부사장은 “폐기물들은 점점 더 많이 매립식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재활용 처리 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업체는 거의 없지만, 업체들은 재활용 처리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을 토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 솔라노카운티 베니시아 지역의 퍼시픽림리사이클링은 올해 초 중국 당국의 요구대로 중국으로 보내는 폐기물의 오염 물질 한도를 전체의 0.5% 이하로 낮추었다. 그러나 이 업체의 스티브 무어 사장은 도무지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재활용 처리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전체 45명 직원 중 40명을 잠정 해고했다”며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폐기물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미드아메리카재활용의 마이클 베리 사장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적”이라며 “폐기물에서 재활용 가능한 종이를 분리하는 일은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1000톤이 넘는 종이를 매립지로 옮겼다며 “매립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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