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3765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가 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관련 자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7년 1월 이후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기존 기록은 2011년 4월의 9조1990억 원이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산한 증시 전체 거래대금도 15조471억 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올해 1월(15조8106억 원)에 바짝 접근한 상태다. 증시 전체 거래대금은 올해 초 바이오주 상승 랠리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개월 간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우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을 들 수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무래도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거래대금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이던 ‘고가 황제주’에서 1주당 몸값이 크게 낮아지자 개인투자자의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올 들어 액면분할 전까지 평균 7247억 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의 하루 거래대금은 액면분할 이후 1조747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주요 수급 주체들의 ‘짧지만, 활발한’ 거래가 늘어났다는 점도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특정한 추세를 형성하기보다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서로 사고 파는 물량이 많았다”면서 “바이오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도 전체 거래대금을 키웠다”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주식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 바이오, 삼성전자 액면분할, 중국 소비주 등 주식시장에 이슈·테마가 많아지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당분간 주도주가 없는 상태의 종목별 장세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증권업종 매수를 권하는 조언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과거 거래대금과 코스피지수, 시장금리가 모두 상승했던 시기 증권업지수는 항상 오름세를 탔고, 올해도 우호적인 환경 조성으로 상승 기대감이 크다”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