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5월 25일 창립한 현대건설은 지난 70여 년 동안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건설 신화’를 기록해 왔다. 현대건설은 건설의 미명기(未明期)나 다름없던 광복 직후, 그리고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토의 핏줄인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며 건물을 세웠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경제개발 시기엔 열사의 땅 중동으로 진출해 오일달러를 벌어들여 국가재정에 보탰고, 국토개발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외 건설 실적=현대건설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이룬 실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대건설은 1966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까지 해외에서 59개 국가 821개의 프로젝트(총해외수주액 1227억 달러)를 수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3600개 공사를 수행했다. 수많은 국내외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건설 명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현대건설 특유의 도전정신과 창조적 열정, 무한 신뢰에 있다.
현대건설은 1966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성공해 선진 시공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국내 건설사의 해외 진출에 물꼬를 틔웠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 시장에서조차 기술 비중이 높은 공사는 선진국의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높은 기술 격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제 입찰에 수반되는 절차를 원활하게 수행할 능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미군 공사를 통해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술을 쌓고 있었을 뿐 아니라, 해외 공사에 대한 입찰과 계약, 기자재 조달, 공사관리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1965년에 태국으로 눈을 돌려 방콕에 지점을 설치하고 임직원을 파견해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쳤다. 첫 도전인 푸껫 교량공사에서 무려 50% 이상의 입찰 가격차를 보이며 고배(苦杯)를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세 번의 도전 끝에 총공사비 522만 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통해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무형의 이익을 거뒀다.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첫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한결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베트남전 종식과 함께 이른바 ‘베트남 특수’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 데다 제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극도로 침체됐다. 이때 정부는 중동에 건설 인력을 보내서라도 오일달러를 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중동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해외건설 통해 대한민국 경제성장 이끌어=현대건설은 정부의 이러한 중동 진출 정책이 수립되기 전인 1975년 1월 이란에 지점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건설공사 공개입찰에 도전했으며 중동에서의 첫 번째 공사인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수주해 수행했다. 비록 작은 규모지만 중동에 진출한 최초의 공사라는 데 그 의미가 있으며, 이를 교두보로 중동 여러 나라에서 대형 공사들을 수주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작’이라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건설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내닫기 시작했다. 주베일산업항 공사에 소요된 모든 자재는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으며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톤짜리 철구조물을 한계 오차 이내로 설치해 발주처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
또한 현대건설이 2005년에 완공한 사우스파 4·5단계는 완공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16억 달러)이며, 공사 수행 과정에서 숱한 기록을 남겼다. 현대건설은 2005년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준공에 이어 2009년에는 사우디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2011년 말 완공한 카타르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 Gas-to-Liquid)은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대규모 GTL공사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다.
2014년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유류 비축기지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수행한 해저 유류 비축기지 공사로,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통해 해외 지하 유류 비축기지 공사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해외 건설시장은 유가 하락에 따라 텃밭인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 취소와 지연 등으로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또한 유럽, 일본 등 선진기업의 공격적인 가격 경쟁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건설사의 해외 진출 확대가 더해져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플랜트 공사 중심의 편향된 수주 경향을 보일 때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석유화학 시설·대규모 항만·건축 공사 등 다양한 공종의 해외공사 수주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