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7~18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2차 무역 회담을 개최한다.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거액의 보조금을 통한 산업 진흥책을 고수하는 등 대립이 여전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백악관은 전날 17~18일 양국의 2차 무역 회담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1차 회담에 참여했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번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1차 회담 당시 대중 강경파인 나바로 국장이 온건한 입장을 취하는 므누신 장관과 대립했던 것이 불참 이유라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는 류허 부총리 이외에도 이강 인민은행 총재와 농업, 재정, 정보통신 분야 고위 관리들이 워싱턴에 입성했다.
이틀간의 회담에서는 무역 불균형 해소와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업체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 중국의 첨단산업 진흥책인 ‘중국 제조 2025’ 재검토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1차 회담에서는 양측이 서로의 요구를 제시하는 선에서 그쳤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불균형 시정과 ZTE 제재 완화 등에서 부분적으로 진전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해 3750억 달러(약 404조 원)에 달했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2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이도록 촉구하고 있다. 중국 측은 흑자를 줄이고자 콩과 돼지고기 등 농축산품의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LNG 등 에너지와 광물자원, 반도체 수입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와 금융 분야의 시장 개방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측이 ZTE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이번 협상의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ZTE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며 7년간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고강도 제재를 부과했다. ZTE는 미국의 제재로 주요 부품 조달이 끊겨 스마트폰 판매를 중지하는 등 경영난에 빠져있다.
전문가들은 2차 회담에서도 무역 마찰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며 협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50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표명했다. 중국 측이 해당 조치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중국 제조 2025’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군사적인 용도로도 쓸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놓고 양국이 패권 싸움을 벌이고 있어 ‘중국 제조 2025’를 둘러싼 논의가 평행선을 달릴 것이라고 신문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