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나흘만에 하락했다. 특히 원·엔 환율은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과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서 장초반 원·달러 환율은 1083원까지 치솟아 2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라는 두터운 매물벽에 막혔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도 힘을 보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3%대로 안착한 미국채 10년물 금리 여파가 예전만 못하다고 전했다. 미 금리와 유가 상승에 원·달러도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탄력은 둔화할 것으로 봤다.
내주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는 기존 박스권 상하단인 1060원과 1060원대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29원 떨어진 972.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월23일 966.0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1.2/1081.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2.20포인트(0.50%) 오른 2460.65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13.83포인트(1.62%) 급등하며 869.4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11억3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077억6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일중 움직임은 수급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장초반 1080원을 넘어서 출발했지만 종가는 1077원대로 1080원선에 안착하지 못했다. 1080원 위에서는 수출업체들의 매물벽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 국채금리가 3%대에 안착했지만 금리 급등에 의한 주식 급락, 원·달러 상승은 없었다. 신흥국 위험성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되레 원화가 신흥국 중 독보적인 통화로 부각하면서 강세 배경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라며 “북미정상회담 이전 까지는 1080원대에선 수출업체 1060원대에선 수입업체 매물벽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예상치 못한 큰 이슈가 터져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상승 출발했던 원·달러는 장중 주가가 올랐고 네고물량도 나오며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 금리와 유가 상승세로 원·달러가 상승압력을 받겠지만 탄력은 둔화될 것으로 본다.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 예정된 금통위는 변동성을 키울 재료로 보인다. 내주 1070원에서 108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3엔(0.03%) 오른 110.84엔을, 유로·달러는 0.0017달러(0.14%) 오른 1.1808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