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중국 무역 흑자 줄이기로…전문가들 “미봉 수준” 비판

입력 2018-05-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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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 제재 언급 없어…구체적인 실행 방법 부재하다는 비판 제기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므누신은 18~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에 참여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므누신은 18~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에 참여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두 번째 고위급 무역 담판을 마무리했다.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는 데 양국은 합의했으나 구체성은 떨어졌다고 19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18일부터 양일간 워싱턴D.C.에서 2차 무역협상을 했다. 이는 2주 전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한 1차 협상의 연장전이었다. 양국 경제·무역대표단은 이날 오후 공동성명을 발표해 합의한 사항을 밝혔다.

공동성명은 “중국이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줄이는 데 공감했다”며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현저히’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확대 품목으로 명시된 분야는 농산물과 에너지다. 성명은 “중국인의 소비 증가와 고품질의 제품을 원하는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중국은 미국의 제품과 서비스 구매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의 성장과 고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틀간 무역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워싱턴 관리들이 요구한 최우선 과제로 미국의 요구가 결실을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향후 중국에 경제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성명에서는 앞서 높은 관심을 모았던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 ZTE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지난 13일 트럼프는 트위터에 “중국 대형 휴대전화 업체인 ZTE가 신속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트윗이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2차 무역 협상 결과에 관해 ZTE 제재가 빠진 점을 비판했다. 그는 성명에서 “ZTE 제재가 빠진 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가 약한 협상을 했다는 점을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단계가 생략됐다고 강조했다.

슈머 원내대표의 말처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방지하는 방안도 원론적인 수준만 담겼다. 성명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가장 중시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중국은 특허법을 포함해 해당 분야의 법·규정에 대해 적절한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협상단들이 무역 적자 감축을 이뤄내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375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 대표단은 이를 2000억 달러 감축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를 반 토막 내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라고 제시했던 수치다. 그러나 이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국제문제연구소의 스콧 케네디 중국 경제 전문가는 이날 양국의 합의를 두고 “너무 모호하고 구속력이 없다”며 “중국이 약속한 대로 실행하지 않을 시 이를 제재할 방책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핵심 문제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관련 조사와 관세 부과 유무였다”며 “둘 다 명시되지 않았다면 중국이 엄청난 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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