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사업에 관해서는 '승부사'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평소에는 존중과 배려를 기반으로 이웃집 아저씨를 떠오르게 만드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자랑했다.
구 회장은 약속을 중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구 회장은) 평소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항상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등 작은 약속도 소중히 여겼다고 전해진다.
구 회장은 경영진에게도 자만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당부하며 리더로서의 '배려와 소통'을 강조해왔다. 그는 해외 사업장을 찾을 때면 현지 임직원에게 "제가 이곳에서 환영받는 것은 여러분들이 멀리 타국에서 고생하고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말하곤 했다. 구 회장은 이러한 겸손한 품성은 재벌 총수로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부분이다.
구 회장은 평소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로 주변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시에는 의전을 최소화했다. 비서는 한 명만 수행하도록 했고, 홀로 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전해진다. 구 회장이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직원들과의 스스럼 없는 관계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취임 초기 그룹 임직원 시상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하나씩 돌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은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셀카 요청'도 흔쾌히 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