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성북4구역’의 재개발 지역 해제 이후 발생한 17억원의 매몰 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서울시와 구청의 중재로 3년만에 해결책을 찾았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성북4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지역 내 토지 소유자인 재개발 추진위원회 연대보증인이 ‘매몰 비용 갈등조정 합의이행 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성북4구역은 지난 2004년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결국 2015년에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해제 이후 그간 재개발을 위해 투입된 매몰 비용 17억원을 놓고 시공사와 주민 간 갈등이 심화했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추진위와 연대보증인에게 대여 원리금과 법정이자, 지연손해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2월 대법원에서 17억2715만원의 채권을 확정받았다. 그사이 빈집이 기존에도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성북4구역은 더욱 급격히 노후화됐다.
이같은 해당 지역의 주거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성북구는 지난해 말부터 갈등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먼저 시 차원에서 성북4구역에 현장활동가를 파견해 갈등 상황을 파악하고 심층면담을 12차례 진행하면서 갈등 원인을 분석했다.
성북구에서는 성북4구역 갈등해결을 위한 ‘전담협상지원팀’을 꾸리고, 도시재생과 재개발, 갈등관리 경험있는 전문가를 갈등조정자로 선발했다. 이후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추진위 연대보증인은 채권 총 17억원 중 4억원을 분담해 다음 달까지 현대건설에 납부하기로 했다. 나머지 채권 13억2700만원 가운데 25.7%인 3억6400만원은 성북구가 법인세·지방세 감면을 통해 시공사에 보전해 주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9억6천만원 가량의 채권을 포기하게 된다.
서울시는 갈등이 해결된 성북4구역에 앞으로 주거환경관리 사업이나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연계한 주거환경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