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AI 승부수… 미래 먹거리 판 뒤집는다

입력 2018-05-23 09:03 수정 2018-05-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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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개소식에서 김현석 대표이사와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리더인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22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개소식에서 김현석 대표이사와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리더인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공지능(AI) 부문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영국 캐나다 러시아에 각각 AI 센터를 세우고 글로벌 인재 및 기술 확보에 나선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삼성전자 이익의 75% 가까이가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AI를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에서 판을 뒤집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 시간) 영국 케임브리지를 시작으로 캐나다 토론토(24일), 러시아 모스크바(29일)에 각각 AI 연구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세 곳 모두 대학 등 AI 연구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번 연구개발(R&D)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삼성의 스타트업 투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 1년여의 경영 공백을 깨고 3월 말 유럽과 캐나다의 AI 현장을 찾으며, 투자처를 다변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등 자체 플랫폼과 스타트업 투자를 중심으로 AI에 공들이고 있지만, 경쟁사들도 만만치 않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 스피커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글은 최근 개발자회의(I/O)에서 사람처럼 얘기하면서 예약까지 해내는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구글 역시 중국 내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베이징에 ‘AI 중국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삼성전자는 리더십 공백이라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부회장 복귀 후 오너 경영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개소식을 한 영국 케임브리지는 유럽의 AI 두뇌들이 몰린 곳이다. 개소식에는 AI 분야 권위자인 주빈 가라마니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반도체 칩 설계회사인 ARM 설립자 헤르만 하우저 등이 참석했다. 영국 AI 센터의 리더를 맡은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있을 때부터 명성을 날렸던 인물이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판티치 교수(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과 협업해 선행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레이크 박사는 “AI 센터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의사소통 경계를 확대해 편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러시아 모스크바도 AI 관련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우면동 AI총괄센터가 전 세계 AI 연구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글로벌 네트워크와 산학협력을 수행할 예정이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 리서치 소장을 겸임하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는 “앞으로 한국 AI 총괄센터와 함께 선행연구에 집중해 다가올 AI 시대에 삼성만이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센터를 김현석 CE부문 대표가 총괄하는 삼성리서치(SR) 산하에 둔 것은 AI를 기반으로 세트 부문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AI 추진 전략으로 철저하게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장 역시 중점 추진 사항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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