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올 하반기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에 대비, 예·적금 고객 모집 경쟁에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4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 예수금(예·적금, 요구불 예금 등) 증가액은 총 8조7505억 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1~4월 예수금 규모가 5조6824억 원 늘어 지난해 전체 예수금 증가액 13조3689억 원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우리은행은 5조 원이 늘어 지난해 전체 증가액 5조2000억 원에 근접했다.
예대율은 원화예수금 대비 원화대출금의 비율로 은행들은 이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는 15%를 더하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를 낮추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은행들은 당장 가계대출을 줄이기 어렵다보니 예대율 산출 시 분모에 해당하는 원화 대출금 잔액을 늘려 예대율 비율을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증권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평잔 기준으로 예대율 산정방식 가중치 차등화 전후를 비교할 때 KB국민은행의 예대율은 99.1%에서 100.7%로 높아진다. 이밖에 우리은행(98.4→ 99.8%). 하나은행(98.4→ 99.5%), 신한은행(98.8→ 99.2%)도 모두 올라간다.
이에 대비해 은행들은 고금리 예·적금 특판 실시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달 ‘직장인 우대적금’ 가입고객에게 최고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3월 최고 연 2.3%를 주는 ‘신한KBO리그 정기예금’을 출시해 1조 원 판매한도를 소진하고 1조 원 규모를 추가로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맞춰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 등 18개 적금과 ‘위비슈퍼주거래예금’ 등 11개 정기예금의 예금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했다. ‘위비슈퍼주거래예금’은 기존 연 1.8%에서 0.3%포인트 인상된 최고 연 2.1%로 금리가 조정됐다. KEB하나은행의 ‘하나머니세상 적금’은 최대 기본금리 연 1.0%에 우대금리 최대 연 1.8%가 더해져 연 3.3%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한 예수금 확보 경쟁으로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