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또 다른 무역 폭탄 던지나…수입산 자동차에 최고 25% 관세 부과 검토

입력 2018-05-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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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같은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고려…실제 발동하기까지 시간 많이 걸릴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동차 업체 임원들과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동차 업체 임원들과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또 다른 무역 폭탄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최고 25%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각각 25%와 10% 관세를 발동했는데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자동차에서도 철강·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나 기타 제한이 필요한지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증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국내 산업이 취약해져 무기 등 국방 장비를 조달할 수 없는 사태를 막기 위한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조만간 우리의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큰 뉴스가 나올 것”이라며 “수십 년간 다른 나라에 여러분의 일자리를 빼앗겼다. 당신들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는 글을 올렸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품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물론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는 2.5%다. 지난해 미국의 승용차 판매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달했다.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이 각각 11%였으며 독일과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4%와 8.3%에 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무역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고자 관세를 들고 나왔다고 풀이했다.

다만 조사를 시작한 이후 실제 관세를 발동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제한 검토 조사에 착수했으며 올해 1월 조사를 마치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2개월 뒤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동됐으나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 일부 동맹국은 관세 유예 조치를 받았다. EU는 오는 6월 1일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 측과 영구면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쿼터를 적용하기로 해 영구 면제 대상이 됐다.

자동차는 미국 의회와 업계 내부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철강, 알루미늄보다 조사가 좀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외국 무역파트너는 물론 미국 내 수입차 딜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해집단이 자동차 관세 부과에 적극적으로 반대할 전망이다.

또 철강, 알루미늄과 달리 자동차는 미군이 널리 쓰는 것은 아니어서 수입을 국가안보와 연계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철강업체 뉴코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으며 현재 트럼프 대통령 무역 자문인 댄 디미코는 이날 “자동차는 국가안보의 중심이 아니다”라며 “자동차를 생산하는 광범위한 제조 공급망이 안보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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