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흐름을 가늠해 볼수 있는 심리지표들이 하나같이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상당히 더딜 전망이다.
기업 심리지표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4월 현재 전산업 업황실적BSI는 79를 기록 중이다. 직전월(77) 대비 상승반전하긴 했지만 경기개선과는 거리가 있다. 부분별로는 제조업이 77을, 비제조업이 80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 업황BSI의 경우 3월 74로 2016년 12월 72 이후 1년3개월만 최저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을 뿐이다.
이같은 부진은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요인과 함께 수출둔화와 고용부진 등 대내요인이 맞물린 탓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BSI 75%와 CSI 25% 가중치로 합성한 종합 심리지수인 경제심리지수(ESI)도 4월 현재 97.5에 그치고 있다. 직전월(95.6) 대비 상승반전한 것이긴 하나 기준값 100을 넘겼던 작년 11월(100.2) 이후 하락추세다.
특히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4월 현재 96.3에 머물며 작년 3월(96.2) 이후 1년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 또한 작년 11월 99.0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금리인상이 있었던 당시 100.2로 2012년 3월(100.3) 이후 5년8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넘겼던 작년 11월 수치도 수정을 거듭하며 현재 기준값(100)을 밑돌고 있는 중이다.
ESI 순환변동치는 그간 한은 금리결정의 바로미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간 기준값 100 위에서는 금리인상이, 기준값 100 밑에서는 금리인하가 단행됐었고, 단 한번도 예외가 없었기 때문이다.
ESI 순환변동치는 사실상 ESI의 이동평균선과도 같다는 점에서 바닥을 찍고 기준값 100을 회복하기까지는 하락시기 만큼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5월 바닥을 찍고 반등하더라도 기준값 100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러야 3분기(7~9월)말 내리 4분기(10~12월)초가 될 공산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경기지수는 4월 약간 개선되긴 했지만 계속 안좋은 상황”이라며 “경기가 좋아졌다고 경제주체들이 피부로 느껴야 경제심리지수도 장기평균치 위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와 기업 심리지표는 체감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선행하는 성격을 갖는다”며 “통화정책 운영을 할 때 있어서도 참고지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해 6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