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쏘나타의 위력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내놓은 국내 자동차산업 동향 보고 자료에 따르면 현대 쏘나타는 지난 3월 한 달간 1만2223대가 팔려 내수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는 GM대우의 3월 전체 실적(1만299대)보다도 많은 것이다.
쏘나타는 올해 1월부터의 누적 판매도 3만6404대를 기록하며 2위인 기아 모닝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선두를 고수했다. 쏘나타의 1위 독주는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말 쏘나타 트랜스폼이라는 신모델이 나온 데다, 르노삼성 SM5, 기아 로체, GM대우 토스카 등 라이벌 차종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르노삼성 SM5는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면서 판매가 늘었으나, 올해는 전체 차종 중 판매 7위로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하지만 SM5는 2월보다 판매가 늘어나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기아 로체는 택시로 대량 판매돼 일반 구매자들에게 실망을 준 바 있으며, GM대우 토스카는 자동 6단 기어를 새로 얹었음에도 판매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강세 속에 아반떼, 그랜저, 싼타페, 제네시스, i30 등 모두 6개의 차종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려놓고 있다.
한편 기아 모닝은 기간중 지난해 연간 판매량(2만8404대)에 육박하는 2만6025대가 팔려 쏘나타의 인기를 위협할(?) 차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닝의 상승세는 경차 혜택이 생기면서 소형차의 수요를 일부 흡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GM대우 마티즈가 경차 시장에서 오랜 독주를 하며 식상함을 준 것도 모닝으로 고객이 몰리는 요소로 꼽힌다.
기아의 고민은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모닝 외에 단 한 개의 모델도 없다는 점이다. 대형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오피러스는 현대 제네시스의 등장으로 주춤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의 출시에 맞춰 일부 모델의 가격을 조정했으나 아직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시장 지배력 강화는 소비자 입장에서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어느 한 업체의 독점보다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쏘나타의 독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이를 견제할 차종이 언제쯤 나올지가 올해 자동차 시장을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