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28일 발간한 ‘2017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한 민원·신고 신청은 4만1894건으로, 2016년 3만1795건과 비교해 31.8% 증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 취임 이후인 하반기 50.2% 급증했다.
다만 사건 접수는 3188건으로 전년(3802건) 대비 16.1% 감소했다. 이는 김 위원장 취임에 대한 기대로 공정위의 처리 대상이 되지 않는 민원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민원·신고 신청 건의 상당수는 시효가 지난 것이거나 이미 신청했던 민원을 재차 신청한 것, 민·형사 소송의 대상인 것 등으로서 공정위가 소관 법률을 적용해 정식 법 위반 사건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처리 현황을 보면 경고 및 자진시정 등은 줄었지만 고발,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적극적 사건 처리는 늘었다. 내역별로 고발은 67건으로 17.5%, 시정명령은 287건으로 13.9%, 과징금 부과는 149건으로 34.2% 증가했다.
과징금 부과금액은 1조3308억 원으로 전년(8038억원) 대비 65.6% 급증했다. 이는 퀄컴 사건에서 공정위 역사상 단일 사건 최대 규모인 1조31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이동통신시장의 ‘특허 공룡’으로 불리는 퀄컴은 지난해 표준필수특허를 내세운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주요 사건별로는 퀄컴건 외에도 한국가스공사 발주 강관 구매 입찰 관련 6개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건(922억 원), 원주~강릉 철도건설 노반신설 기타공사 4개 공구 입찰 관련 4개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건(702억 원) 등에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대부분 ‘갑을관계’에서 비롯되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불공정 하도급, 가맹사업법·대규모 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접수·처리 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정명령, 과징금 등의 조치 건수가 증가했다. 특히 과징금 부과가 2016년 45건에서 지난해 64건으로 42.2% 급증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를 피고로 제기된 소송과 국가배상소송 중 공정위 소관 소송의 승소율은 소폭 개선됐다. 행정처분 연도를 기준으로 지난해 제기된 소송은 69건으로 전년(66건) 대비 3건 늘었다. 소송 제기율은 20.3%에서 19.6%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이 중 2016년 41건, 지난해 9건에 대해 판결이 확정됐다. 2016년에는 승소 32건, 일부승소 6건, 패소 3건으로 승소율이 78.0%였으나, 지난해에는 9건 모두 승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만 보면 지난해 승소율이 개선된 건 맞지만 계속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건도 많기 때문에 승소율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소한 일부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부각되면서 과거 승소율이 굉장히 낮았던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과거 승소율도 그렇게 낮진 않았다”면서 “국회와 언론에서 지적하는 부분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