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주택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졌다. 기반 산업의 침체로 주택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공급은 넘쳐나고 있어 앞날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현재(21일 기준)까지 경남의 아파트값은 3.59% 내려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는 변동률 자체로도 가장 큰 폭으로 올해 3.47% 오른 서울이 경남의 뒤를 이었다. 즉, 서울의 상승폭보다 경남의 하락폭이 컸던 셈이다.
특히 경남은 2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이 0.33% 하락했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2012년 주간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경남 주택시장은 지역 기반 산업인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에 몰리던 시기인 2016년부터 하향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조선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창원과 김해, 거제, 통영이 경남 주택시장 하락세를 주도했다.
지역 산업 침체로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가운데 쏟아지는 공급은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해 입주 물량은 사상 최다인 4만6380가구를 기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도 서울(3만4925가구)보다 많은 3만646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주택 가격 상승 역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경남 주택시장 침체는 미분양 주택 수로도 나타난다. 3월 말 기준 경남 미분양 주택 수는 1만3149가구로 5개월째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