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꾸준한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향후 휘발윳값이 1700원을 돌파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유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체 주유소의 일일 제품별 평균 판매가격은 보통휘발유가 1603.52원, 고급휘발유가 1894.05원을 기록했다. 일일 평균 휘발유 가격은 4월 13일(1549.64원)부터 꾸준히 상승해왔다. 처음 휘발유가격이 1600원을 넘은 것은 이달 26일이다.
휘발윳값 상승 배경에는 국제 유가의 흐름이 있다. 통상 해운을 통해 들여오는 원유 특성상 국제 유가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휘발유 가격이 가장 낮았던 4월 13일 기준으로 2주 전인 3월 29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5.33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4월 4일과 9일 최저치인 64.70달러를 기록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휘발유 가격이 17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단순 계산으로 29일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15일의 두바이유 가격은 75.30달러이며 이후 22일 77.2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국내 휘발윳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완화에 나선 만큼 6월까지는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한, 관계자는 “휘발윳값이 1700원으로 가려면 현재 가격에 100원이 올라야 하는데 이는 국제 유가가 10달러 이상을 넘어가야 가능하다”며 “두바이유가 85달러 수준이 돼야 하는데 유가 흐름 상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전망했다.
상승하는 휘발윳값에 정유업계는 울상이다. 휘발유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절반이 세금(유류세)으로 나가는 데다가 기름값이 오르면 정유사를 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3일 기준으로 5월 누적 평균 국내 휘발유 가격(ℓ당 1572.59원) 중 유류세는 919.91원이었다. 이는 920원을 넘었던 2014년 12월(924.64원) 이후 4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유류세가 휘발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8.5%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으로 국내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등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 달갑지만은 않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