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시 위기에 강한 ‘월드컵 저력’을

입력 2018-05-29 10:40 수정 2018-05-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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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월드컵축구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러시아판 룰렛게임을 연상케 하는 예측불허의 승부가 6월 14일 막을 올린다. 2002년 홈에서 4강 신화를 이루고 2010년 남아공에선 16강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번 러시아 원정길은 가시밭처럼 험난하다. 그러나 ‘욕심 많은’ 한국의 무한전진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어질 것인지, 그랜드슬램과 같은 또 다른 이변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월드컵은 올림픽 못지않게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주었지만 축구의 의외성에 비추어 1승도, 1골의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제 랭킹으로 볼 때 32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뒤지는 팀은 두 팀뿐이니 힘겨운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16강 가능성은 30% 미만”이라고 예측할 만큼 신태용 호의 전력은 과거에 비해 불안한 게 사실이다.

우리가 믿는 건 ‘모든 꿈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독일과의 준결승을 참관할 행운이 있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거대한 카드섹션 구호가 펼쳐졌다. 한국으로선 4강까지 오른 것만도 다행이기에 그런 믿음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믿는다. 1960년대 처음 만났던 펠레의 한마디는 “한국축구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다만 어떤 확신이 있느냐가 중요하다”였다. 멕시코 월드컵의 신화를 만들었던 펠레로서는 그때 이미 아시아의 희망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신태용 감독은 바로 그런 믿음을 주문하고 있다. 미드필더 권창훈과 수비 김민재의 부상이 큰 손실이라지만 위기에서 더 강해질 수 있는 응집력과 새로운 스타의 출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번 대표 팀의 특성으로 보면 얼마나 선수들과 공감하며 서로 기를 북돋워 줄 수 있느냐, 서로 어떻게 궁합을 잘 맞추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싸워온 상대는 항상 강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래로 1승이 어려웠다. 2010년 남아공 원정 때 1승 1무 1패가 자랑스러웠다. 특히 이번 F조에서 만날 스웨덴, 멕시코, 독일은 모두 벅찬 상대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중요한 건 축구에는 항상 변수가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흔히 말하는 대로 공은 둥글고 한 골로 승부가 가려지는 의외성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확신을 보여줄 6월 18일의 첫 경기, 스웨덴 대전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우리의 역대 전적은 2무 2패. 한국으로서는 스웨덴, 멕시코와 최소한 1승 1무, 다시 말해 물러서서는 안 되는 절체절명의 벼랑 끝 승부이기에 비상한 배수진이 필요하다. 예선 마지막 상대인 독일이 3승을 거둔다면 우리에게는 그만큼 희망이 사라진다. 따라서 첫 판의 승부가 대세를 가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공격 라인의 해외파를 어떻게 편성할 것인지, 손흥민의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지, 비상시에 투입될 수도 있는 조커는 누가 될지 등등이다. 승부의 흐름에 변수가 될 공격 라인 편성 전략은 막판 승부를 뒤집는 열쇠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허점을 어떻게 하루빨리 보완할 수 있을지 훈련의 마무리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다.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쾌승은 좋은 조짐으로 보인다. 마력과도 같은 한국 스포츠의 진화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것처럼 경이적이다. 이러한 저력은 올림픽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월드컵에서 또 한번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바로 그 원천이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위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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