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 “비핵화 방법론에 관해서 북한과 미국이 의견의 일치를 보느냐 못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예측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비핵화 방법론’, 과연 잘 사용하고 있는 말일까? ‘비핵화 방법론’이 아니라, ‘비핵화 방법’이 맞는 말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방법에 대해 국어사전은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극복방법, 사용방법, 연구방법 등이 그런 예이다. 이와 달리 방법론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과학 연구에서의 합리적인 방법에 관한 이론’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다.
방법과 달리 방법론은 일종의 학문으로서 합리적 방법에 관한 이론이다. 예문을 들자면 “경제정책에 대해 연구하면서 ‘문헌연구’라는 연구방법만을 택한 것은 방법론적 측면에서 적잖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방법론’이라는 말을 바르게 사용한 용례이다.
지금 북한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정상회담을 하려 하는 것이지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에 관한 학문적 이론을 연구하기 위해 회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핵화 방법론에 관해서 북한과 미국이 의견의 일치를 보느냐 못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식의 보도는 말을 잘 못 사용한 보도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여부가 달린 역사적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사건 하나, 말 한마디를 한국과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모두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본의와 다른 엉뚱한 말 한마디가 불씨가 되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언론은 보다 더 신중한 보도를 해야 할 것이고 국민들 또한 불필요한 억측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세 크게 기대했다가 금세 다시 실망하기보다는 냉정(冷靜)한 가슴으로 차분히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