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톺아보기] 유한양행 ‘개방형 혁신’ 전략으로 누적된 R&D 모멘텀 가시화

입력 2018-05-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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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이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에서도 위상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3년 전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가 취임하면서 본격화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4622억 원과 영업이익 887억 원을 기록하면서 4년째 ‘1조 클럽’ 타이틀을 수성해오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R&D로는 국내 여타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본격화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유한양행을 업계 1위 제약사를 넘어 ‘파이프라인 강자’로 변모시켰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오픈이노베이션과 R&D 확대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지난 3년여간 1000억 원 이상을 지분투자와 합작회사 설립 등에 투입해 왔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다른 기업이나 학계와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면서 새 제품을 만들어가는 혁신 방식을 일컫는다. 제약사가 자체 R&D에 의존하는 것보다 인력이나 시설 투자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실패 비용이 적을 뿐더러, 다양한 인력들이 전문성을 공유하면서 개발 과정을 효율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임상 1상에서 허가까지 진행되는 성공률은 전통적인 개발 방식 대비 3배 이상 높다.

유한양행이 최근 몇 년간 구축해 놓은 파이프라인은 내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비소폐암 신약물질 YH25448 임상 1상 발표를 필두로 모멘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25448은 업계에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점쳐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YH25448은 연내 2상을 완료하고 11월에 미국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2월 국내 임상1상에 진입한 자회사 이뮨온시아의 면역항암제 YH24931의 성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이 면영항암제 개발을 위해 2016년 미국 항체치료제 전문기업 소렌토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유한양행은 2011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2012년 테라젠 이텍스, 2013년 유칼릭스, 2014년 엠지 등에 4년 동안 약 380억 원을 투자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단행했지만 본격적인 투자는 2015년 이정희 대표 취임 이후부터 이뤄졌다. 이 대표는 △취임하던 해 바이오니아, 코스온, 제넥신, BSL △이듬해인 2016년 이뮨온시아, 파멥신, 네오이뮨텍, 제노스코, 씨앤씨 △2017년에는 바이오포아, 워랜텍, 유한필리아, 애드파마 등에 1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파이프라인을 넓혔다. 올해 들어서도 면역항암제,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ABL바이오를 투자 후보 기업으로 이사회에 보고하면서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유한양행이 구축한 파이프라인은 2015년 9개에서 2017년 말 19개까지 확장됐다. 연구개발비도 비중을 늘려가며 지난해에 전년 대비 20% 증액된 1037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연매출은 2015년 1조1287억 원, 2016년 1조3208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4600억 원대까지 올라섰다.

이 대표는 올해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직을 수락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제약업계 전체가 주목해야 할 전략으로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취임사를 빌려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는 단계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공을 들여야 했지만 최근에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들을 잘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벤처와 제약사 사이의 교류와 만남이 시스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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