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중공업 매각, ‘현대重 포기’ 초기부터 난항

입력 2018-05-29 10:30 수정 2018-05-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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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TB프라이빗에쿼티(이하 KTB PE)의 전진중공업 매각이 초기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인수를 검토하던 현대중공업은 높은 가격 탓에 철회 의사를 밝혔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건설장비 사업부를 인적분할한 현대건설기계를 통해 전진중공업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근 이를 중단했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KTB PE는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진행 중이다. 2014년부터 공개매각과 프라이빗딜, 상장(IPO)까지 검토했지만 번번이 인수자 측과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KTB PE는 2007년 12월 블라인드펀드인 ‘KTB2007사모투자전문회사’를 결성하고 920억 원을 전진중공업과 자회사인 전진CSM에 투자했다. 당초 펀드의 만기였던 7년이 한참 지났지만 KTB PE는 전진중공업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을 크게 서두르지 않았다.

실제 투자금액의 대부분은 배당을 통해 회수한 상태다. 지난해 전진중공업은 KTB2007사모투자전문회사에 100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2016년에도 102억 원을 배당했다. 이전에도 투자기간 만 10년 동안 매년 1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배당해왔다.

지난해 전진중공업의 매출액은 2035억 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약 300억 원 이상이다. 통상적으로 중장비 회사의 기업가치(EV)가 에비타의 8~10배 수준으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KTB PE는 그간 전진중공업이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현금과 실물자산도 풍부한 점을 고려해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상당 부분 진행됐던 한양정밀로의 매각도 중단했다. 그러나 2007년 모집된 블라인드펀드가 만 10년을 넘기면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펀드의 최대출자자는 군인공제회로 지분 21.74%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행정공제회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과 금융기관이 4600억 원 규모 펀드의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진중공업의 인수자로 국내보다는 해외 기업들을 거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 삼표 등 대기업이 아니면 3000억 원에 달하는 중장비업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최근 재무상황 악화로, 삼표는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어 전진중공업 인수를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볼보, 캐터필러 또는 중국 중장비업체들이 주요 인수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B PE 관계자는 “6월 중 티저레터 발송을 준비 중이며 국내 중견 기업들이 인수금융을 끼고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 형성된 가격선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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