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세계 증시가 부진하면서 덩달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장중 2430선을 하회했다.
30일 오전 9시 5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3.21포인트(-1.35%) 내린 2424.04를 기록하고 있다. 2440선 중반에서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더해 2430선 밑으로 고꾸라졌다.
국내 증시 부진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불안이 영향을 끼쳤다. 최근 유럽연합(EU) 내 경제규모 3위의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이탈렉시트) 가능성과 연정 구성 무산에 따른 정치 우려가 높아지면서 일제히 타격을 받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는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우리 증시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관련 긍정적 시그널 등 국내 모멘텀은 긍정적이나, 지수의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경우 EU 내에서 경제규모가 세 번째로 큰 만큼 실제 이탈 시 유로존이 또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나 영국 국채의 가격이 급등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제 간밤 미국증시는 패닉장이었다. 2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8% 내린 2만4361.45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6% 내렸고, 나스닥 지수도 0.50% 후퇴했다.
9시 24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 1344억 원, 436억 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개인은 1632억 원어치를 바구니에 담았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비차익 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240억 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증권(-2.86%)을 비롯해 운수창고, 은행, 금융업, 의약품, 철강금속,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보험, 제조업, 유통업, 비금속광물, 건설업, 운수장비, 화학 등이 1% 넘게 내렸다.
시총 상위주도 전멸했다. 삼성전자(-1.56%)를 비롯해 SK하이닉스(-1.16%), 삼성전자우(-1.48%), 셀트리온(-1.85%), 현대차(-1.43%), POSCO(-2.87%), 삼성바이오로직스(-2.19%), 삼성물산(-1.95%), LG화학(-2.91%), KB금융(-2.38%)이 모두 내렸다.
한편, 이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0.19포인트(0.02%) 내린 869.89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870선 후반대로 순항하던 지수는 돌연 하락 반전했다.
코스닥지수 하락에는 기관(-342억 원)과 외국인(-21억 원)의 동반 매도가 주효했다. 장 초반 매수 우위였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