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자율 경쟁에 쑥쑥 내려가는 통신비...'보편요금제' 무용론?

입력 2018-05-31 10:02 수정 2018-05-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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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보편요금제 도입이 새로운 변곡점을 만났다. 다음달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자체적으로 통신요금제 개편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보편요금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조만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포함한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쟁사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는 등 요금제 개편을 마무리하면서 SK 텔레콤도 요금제 개편을 앞당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로밍요금제 초당과금, 멤버십 혜택 한도 폐지 등 소비자 혜택 확대라는 틀에서 요금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며 "연초 박정호 사장이 강조한 것처럼 고객가치 혁신에 초점을 맞춰 혜택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조만간 요금제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 경쟁사와 달리 요금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현재 해당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내용과 시기를 놓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제 개편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LG유플러스다. 올해 2월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KT도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KT는 전날 4만 원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포함한 LTE 요금제 4종을 출시하고 로밍 요금제를 개편했다.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 소비자 대상의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것은 2015년 5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보인 이후 3년 만이다.

신규 요금제는 데이터 차단 없는 데이터온(ON) 요금제 3종과 저가 요금 이용자를 위한 LTE베이직 1종이다.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는 기존 데이터 선택요금제와 마찬가지로 기본으로 제공한다.

데이터온 요금제는 속도 제어 조건으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톡' 요금제ㆍ '비디오' 요금제, 데이터 속도와 용량에 제한이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저가 요금 이용자를 위한 LTE베이직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GB와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다음 달 데이터를 당겨 쓸 수 있는 '밀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 3만2800원(25% 요금할인시 2만4640원)에 데이터 300MB를 제공하던 것을 월 3만3000원(25% 요금할인시 2만4750원)에 데이터를 1GB로 늘렸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25% 요금할인 시 2만원대)와 비교할때 데이터량은 1GB로 같고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이어서 혜택이 더 크다. 보편요금제는 음성이 무제한이 아니라 200분이다.

업계에선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통신비 개편을 서두르면서 고객 혜택이 강화된 요금제가 탄생하자 자연스럽게 보편요금제의 필요성이 약화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통신비를 내리기보다는 업체들이 자율경쟁을 통해 통신비가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순히 요금만 내리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쪽으로 선순환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현재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 개정안은 보편요금제 도입이 핵심이다. 법제처 심사가 끝나는 대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제출된다. 하지만 해당 상임위인 과방위의 경우 여야 이견으로 소위 일정도 잡지 못한 데다 내달 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도 걸림돌이어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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