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R&D 시대’ 앞둔 대우조선해양, 연구원 이탈 방지 대책 ‘고심’

입력 2018-06-01 10:04 수정 2018-06-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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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연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7월부터 서울 다동사무소에서 서울대 시흥 캠퍼스 내 연구 센터에 새 둥지를 트는 연구원 150여 명 가운데 대부분이 근무지 이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시흥 연구 센터에 대해 근무 조건과 긴 통근 거리, 열악한 생활 시설 등을 단점으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쟁업체들도 대우조선해양 연구원들에게 고액 연봉·서울 근무 보장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연구 인력 이탈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이유다.

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서울 다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이르면 7월부터 서울대 시흥캠퍼스 내 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12월 이곳에 선박을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예인수조를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간 이 회사는 파도나 거친 해양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예인수조가 없어 타 업체로부터 빌려 써 왔다. 예인 수조가 구축되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선종을 실험 할 수 있어 연구·개발(R&D) 부문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 센터 ‘마곡 시대’가 아닌 ‘시흥 시대’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핵심 연구원 유출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마곡지구 내 회사 부지에 연구센터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회사가 2016년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 뒤 마곡 부지를 매각하면서, 연구 센터 ‘마곡 시대 개막’은 무산됐다. 당시 마곡지구는 서울시 내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사용할 수 있는 부지도 커 연구 센터 위치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 센터 위치에 대한 연구원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시흥시보다 적다는 이야기다. 통상 산업계에서 서울에서 근무지를 이전할 때 고급 인력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동쪽으론 ‘판교’, 서쪽으론 ‘파주’까지로 분석하고 있다.

마곡 시대가 무산된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새 연구 센터로 옥포조선소 내 남는 부지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지만, 구조조정과 맞물려 결국 서울대 시흥캠퍼스로 낙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새 연구 센터로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선택한 것도 입주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서울대가 시흥캠퍼스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필요한 연구시설 부지를 20년 무상 임대 해주기로 한 게 크게 작용했다. 대신 회사는 20년 후 해당 연구시설을 서울대에 환원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대에는 조선공학과가 있어 산학협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조선공학과 자체가 드문 데다, 서울대 조선공학과의 경우 교수진을 비롯한 조선업 관련 최상의 ‘인력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시흥 연구센터에서 연구 인력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교통편, 거주지, 식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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