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경영 승계보다 정부 입맛 먼저?… 업계 반응은 "의외"

입력 2018-06-01 10: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화그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제시한 2차 데드라인에 맞춰 지배구조 개혁을 내놨다. 자회사 합병과 경영기획실 해체가 골자다. 이번 개혁안 내용에 대해 업계는 “의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개혁안으로 오너가 3형제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멀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당장 경영권 승계보다 정부 요구를 잘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한화 일감 몰아주기 논란 없앤다= 한화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는 방안으로 개혁안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한화시스템’이라는 사명의 합병법인으로 태어난다. 합병법인의 주주별 예상 지분율은 대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2.9%, 에어치솔루션 26.1%, 스틱컨소시엄이 21.0%다. 이후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합병법인 보유지분의 약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한다는 계획으로 세 아들의 지분은 14.5%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이로써 한화 오너가는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발표 이전 업계에선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한화S&C의 기업공개 △에이치솔루션과 ㈜한화 합병 △한화S&C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됐었다. 그 중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이 3형제의 ㈜한화 지배력을 키울 수 있어 가능성이 제일 크단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한화는 합병과 관련해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피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비상장사인 에이치솔루션의 가치 평가가 쉽지 않을뿐더러 합병비율과 관련해 잡음이 생길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 입장에선 ‘당장 급한 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현재 유일했던 경영 승계 시나리오가 사라지면서 한화의 지주회사 전환은 멀어졌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순환출자구조 유지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한 현대차와 달리 ㈜한화를 기점으로 지주회사와 비슷한 체계를 가진 한화그룹 입장에선 지주사로 전환할 이유가 희미하단 이유 때문이다.

또한 지주사 전환으로 한화생명에 대한 고민도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지주사 전환 이후 금산 분리법에 의해 산업자본이 금융자본과 결합하는 것을 제한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화는 3형제의 경영 승계보다 당장 눈앞에 닥친 정부의 손을 들어줬을 거란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 주요 그룹의 총수 후계자와 비교했을 때 장남 김동관 전무의 나이가 어린 편이라 승계는 조금 미룰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트롤 타워 해체… 계열사 책임 경영= 한화그룹은 1998년 설립돼 20년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 및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룹 경영기획실을 해체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그룹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화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그룹 단위 조직으로는 그룹 차원의 대외 소통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향후 삼성과 한화의 빅딜을 이끌어 낸 한화 경영기획실의 역할은 일부 ㈜한화에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성과 SK의 컨트롤타워 해체 및 인력 감축과 같은 맥락”이라며 “경영기획실에서 담당하던 전사적 결정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은 계열사로 흩어졌으며 해체 전까지 인원이 얼마 남지 않았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업무 중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은 업무들은 각 계열사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기획실 해체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및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신설·운영을 통해 각 계열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기능은 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계열사는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강화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독립ㆍ책임 경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919,000
    • +0.05%
    • 이더리움
    • 4,717,000
    • +1.51%
    • 비트코인 캐시
    • 712,500
    • -2.8%
    • 리플
    • 2,008
    • -6.56%
    • 솔라나
    • 353,600
    • -0.67%
    • 에이다
    • 1,468
    • -3.04%
    • 이오스
    • 1,192
    • +11.19%
    • 트론
    • 300
    • +3.45%
    • 스텔라루멘
    • 792
    • +26.5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8,650
    • -1.15%
    • 체인링크
    • 24,320
    • +4.15%
    • 샌드박스
    • 869
    • +58.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