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62)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공약이다. 박 후보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4년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이어 시장 자리를 맡으면서 7년간 나눔, 공유, 인권, 사람을 위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지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박원순표’ 서울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새로운 서울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대 서울시장 중 사상 첫 3선 서울시장이 될지는 박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최대 이슈인 일자리, 미세먼지, 부동산 문제 등에 당면했기 때문이다.
이투데이는 박 후보에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들어봤다.
마곡에 스마트 인프라 시범단지 조성
박 후보는 서울을 ‘스마트시티’로 만들겠다고 공약하면서 이를 통해 서울시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일반적인 추측에 불과하다”며 “스마트시티는 오히려 정반대의 접근이다. 도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스마트시티를 통해 만들어진 일자리들이 바로 서울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6대 혁신성장 거점별로 스마트 인프라를 특화해 디지털 사회적 기업가나 도시 빅데이터 분석가, 공공 IoT(사물인터넷) 개발자, AI 전문가 등 새로운 직업군이 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통·보건·복지 분야를 연결하는 스마트 인프라는 다양한 서비스를 소셜커머스 벤처 형태의 사회적 기업이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후보는 이러한 스마트 인프라 시범 단지를 마곡 연구단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성장 거점을 선정해 육성하면 사람과 기업, 일자리와 자본이 모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혁신성장의 거점 요건은 관련 기업들의 집적 지역, 젊은 층을 포함한 우수한 노동 인력 공급 조건, 그리고 서울의 지역별 업종 특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면서 “마곡 R&D(연구·개발)시티는 물론, 양재·구로G밸리·홍릉·창동·상계·마포·상암DMC 등 서울 전역의 주요 거점에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박 후보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한 예로 2022년까지 전기자동차를 8만 대 이상 보급해 미세먼지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미세먼지는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에 박 후보는 당장 높은 수치를 낮추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와 근본적으로 오염원을 줄이는 장기적 대책인 ‘투트랙’ 정책을 소개했다.
미세먼지, 단기·장기 투트랙 정책
박 후보는 “서울시는 미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차량 보급과 인프라 구축,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친환경 보일러 보급 확대, 도시녹화 사업과 연계한 비산먼지 억제 등의 종합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는 서울만의 노력으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는 결론하에 중국, 울란바토르 등 동북아 13개 도시와 함께 ‘동북아 대기질 개선 네트워크’와 수도권 공동 협력 대책을 강화하는 ‘호흡 공동체’의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32개 시민단체와 연대한 차량 2부제 확산 공동 캠페인 △노후 경유차 등 공해 유발차 운행 제한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등급제 도입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자동차 운행을 하지 않는 개인과 기업에 마일리지 제공 △서울형 실내 공기질 기준 마련 △미세먼지를 최대 99% 차단하는 공기정화기 시내버스 내 설치 등 미세먼지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
박 후보는 “국내외 공동 대응을 통한 실질적 저감 조치, 중앙정부와 종합대책 마련을 통한 한 단계 진화된 정책을 통해 맑은 서울 하늘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들도 재건축·재개발 규제 지지
도시재생을 초점으로 ‘사람 사는 서울’을 강조한 박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적극 동의했다. 집값 안정을 위해선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집이다. 그런데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집 하나를 구하기가 너무나도 힘든 세상”이라며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 후보는 최근 1년간 주택가격 변동 추이와 여론조사를 인용했다. 올 들어 주택가격 상승률은 눈에 띄게 둔화했고, 전세 시장 하락세도 확산하는 추세라고 했다. 또 서울시민의 66%가 문재인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 정책에 동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집값 폭등의 본질적인 대책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돈이 적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공공이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공공임대주택을 ‘휴거(휴먼시아 거지)’, ‘임거(임대아파트 거지)’ 등으로 칭하거나,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촌’이라며 반대해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사는 곳이 놀림거리가 되는 현실에서 서울시장이 아닌 한 명의 어른으로서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아파트가 신분 평가의 잣대가 되는 편견을 물려주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유감스러워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은 헌법이 정하는 가치에 따라 서울시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페이 도입 자영업자 수수료 경감
박 후보는 공약으로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울페이’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공약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그는 “실효성에 대한 많은 질문을 큰 관심으로 알겠다”며 “서울페이는 별도의 추가 장비 없이 대부분 소비자가 항상 휴대하는 스마트폰과 판매자가 인쇄해 일회성으로 비치하는 QR코드 등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히 많은 인프라 구축 비용 없이 대부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준비는 이미 완료됐다. 자영업자분들의 카드수수료 인하와 시민들의 손쉬운 결제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의 각오로 “그동안 쌓았던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각자도생의 사회를 공동체적인 삶에 기반을 두는 ‘사회적 우정’의 사회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