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은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한 호텔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열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9명의 이사는 연임이 결정됐다.
이날 저커버그는 주주들에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우리의 책임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면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 모니터링 직원 확대 등 가짜뉴스 대책 등을 밝혔다.
주주들은 개인정보 유출과 선거 개입과 같은 페이스북에 부정적인 이슈가 브랜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을 떠나면서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주들이 제출한 제안서에는 페이스북이 위험 감시 위원회를 구성하고 콘텐츠 정책과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세금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하라는 요구가 포함됐다. 그러나 페이스북 이사회가 의결권 대다수를 보유해 주주 제안 6건은 모두 부결됐다. 10억 달러(약 1조766억 원) 규모의 페이스북 지분을 보유한 뉴욕시 연금펀드 관계자는 “대책이 충분하지 않으면 실적 악화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부결된 제안에는 저커버그가 일반 주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가진 점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제안서는 페이스북 지분의 15% 미만을 보유한 저커버그가 투표권의 과반수를 가진 점이 문제라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한 페이스북 주주 제임스 맥클리티치는 “페이스북이 기업 독재자가 될 위험이 있다”면서 “저커버그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참고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니라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을 본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운동가는 주총 장소에 들어와 “페이스북에는 민주주의가 부족하다”고 외치다가 퇴장당했다.
뉴욕시 연금펀드와 캘리포니아·텍사스 교직원퇴직연금은 저커버그에 대한 지지를 반대하거나 보류하며 경영진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운용 규모가 큰 공적 연금에 주가 하락은 큰 타격이라면서 주가는 이미 회복됐지만 문제 재발에 대한 불안은 끝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