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AI 개발’ 총력전] 사람과 놀아주는 게임·대화하는 검색엔진…인공지능의 진화

입력 2018-06-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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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김택진 대표 직속 인공지능TF 조직·넷마블은 인공지능 게임 개발 등 게임업계 자체 기술 구축 움직임…포털업계는 음성인식·시각효과 플랫폼 접목

국내 IT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AI연구센터를 잇따라 설립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포털업계는 알고리즘을 강화해 검색·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000억 원에서 2020년 11조1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조사 업체인 트랙티카는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25년 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인공지능 개발 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기술력은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1.8년 늦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에도 추월당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인공지능 기술력을 확보해 IT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게임 개발에 인공지능 접목 = 국내 빅3 게임업체인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는 자체적으로 쌓아온 인공지능 기술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3사 중 인공지능 연구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2월 인공지능 TF를 설립하며 선제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AI TF는 2012년 12월 AI랩, 2016년 1월 AI센터로 규모를 키워왔으며 지난해에는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AI센터와 NLP센터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직속 조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AI전문 연구인력 100여 명이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특히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를 NLP센터 자문교수로 임명하고 서울대, 카이스트 등의 AI 연구실 12곳과 연구협력을 진행하는 등 연구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넷마블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인공지능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2월 연례 간담회인 ‘제4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알파고처럼 사람을 이기는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과 같이 잘 놀아주는 지능형 게임을 만들 계획”이라며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북미에 인공지능 랩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넷마블은 인공지능 센터장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관련 IT 플랫폼 및 서비스 전문가인 미국 IBM 왓슨(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연구소 출신 이준영 박사를 선임했다. 넷마블은 이 센터장을 중심으로 넷마블의 인공지능 센터를 조직하고 관련 연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넷마블이 4년째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도 연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넷마블의 인공지능 센터 인력은 약 100여 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역시 4월 판교 사옥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기조강연에서 강대현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AI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내부에 분석본부를 설립해 새로운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부분이 포함돼 있으며 기계학습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내부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더 몰입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으로 생활 서비스 나서는 포털업계 = 국내를 대표하는 포털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결과물을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술 개발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을 로보틱스 등과 결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자율주행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0월 ‘생활환경지능’에 중점을 둔 9종의 로봇 라인업을 선보였다. 인공지능 로봇들은 오프라인 시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해외 인공지능 연구소를 인수하며 연구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4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 연구소 ‘네이버·라인-홍콩과학기술대학 AI연구소’를 열었다. 네이버는 이 연구소를 통해 AI 분야 최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산학 공동연구의 시너지를 발휘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미국 제록스의 인공지능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해 첫 번째 해외 인공지능 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을 개소하기도 했다. 연구인력 80여 명을 그대로 넘겨받아 인공지능, 머닝러신,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생활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아이를 바탕으로 스피커 ‘카카오미니’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카카오홈’ 등에 대한 서비스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접 지휘하는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AI연구소’를 설립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인공지능 기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카카오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핵심 기술들을 카카오아이에 결합해 음성인식 기술, 시각 엔진, 대화 엔진, 추천 엔진, 번역 엔진 등에 적용해 서비스한다. 이를 통해 검색,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TV, 번역 등 일상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로 이용자의 생활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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