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인상(印象)

입력 2018-06-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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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지역도 있지만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후보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광역단체장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지만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더러 “인상이 좋아 보이는 사람을 찍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인상은 印象이라고 쓰고 직역하자면 ‘도장 찍힌 형상’이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하여 마음속에 도장이 찍히듯이 새겨지는 느낌의 상”을 일러 인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1847년 카메라가 발명된 후 자연 사물을 그리던 화가들은 더 이상 카메라보다 정확하게 그릴 수 없다는 생각에 ‘화가들은 할 일이 없어졌다’며 절망을 했다.

그때 일부 화가들은 새로운 주장을 했다. 자연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베껴 그리는 일은 카메라에 맡기고 이제 화가들은 사실이 아닌 인상, 즉 자연 사물을 본 후 내 가슴에 새겨진 느낌의 상을 그리자고 주장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상주의 회화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들은 자연을 때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하고, 빛에 따라 색채가 일으키는 변화를 살피면서 자연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등 전기 인상파를 거쳐 세잔, 고갱, 고흐 등 후기 인상파 화가들로 이어지며 발전해 18세기 중반 이후 세계 화단의 주류를 이루었다. 이들 인상파 화가들은 일본의 풍속화인 우키요에(浮世繪)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기실, 인상을 그린 것으로 말하자면 중국과 한국에서 그린 사군자 중심의 문인화 이상의 것은 없겠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실지 모양을 그린 게 아니라 화가의 가슴에서 이루어진 모양과 함께 화가가 함양한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이야 인상을 그리는 게 더 가치가 있겠지만 선거는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 필요하다. 잘 뽑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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