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양산업? 'No'…투자·발전으로 성장 이어가는 쌍용양회 동해공장

입력 2018-06-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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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에 위치한 쌍용양회 동해공장 폐열발전설비 현장(사진제공=쌍용양회)
▲강원도 동해에 위치한 쌍용양회 동해공장 폐열발전설비 현장(사진제공=쌍용양회)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인수한 이후부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설비 투자를 과감하게 감행했습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설비)와 막바지에 접어든 폐열발전설비로 공장 전체 전력비의 30% 가량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공장 내 돌아가는 설비로 ‘후끈’했다. 멀리서부터 140m 높이의 예열기들이 입구에서부터 보였다. 동해공장 직원들의 열기는 365일 24시간 쉼없이 1450℃의 온도로 돌아가는 킬른(소성로)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킬른은 시멘트의 원료인 클링커(Clinker)를 생산하는 설비다. 채광, 조쇄, 혼합, 분쇄 과정을 거쳐 잘게 부서진 석회석을 1450℃의 고온으로 가열해 각종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이렇게 가열된 클링커는 석고를 첨가해 시멘트로 만들어진다.

◇설비투자로 생산비용 절감에 나선 쌍용양회=1962년 설립된 쌍용양회는 꾸준한 시설투자를 거듭해 오늘날 세계 최대 단일 시멘트 공장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업종으로 분류되는 국내 시멘트 기업 중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지속적으로 친환경 사업으로의 변화를 꾀해왔다. 이같은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2년 전 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6년 한앤컴퍼니로부터 인수된 이후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친환경 설비인 ESS를 갖췄다. 올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ESS설비들은 전력단가가 낮은 시간대에 충전 후 전력단가가 높은 시간대에 방전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원가절감을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에서 지정한 전력단가가 높은 시간대는 아침 10시부터 12시, 낮 1시부터 5시사이다. 동해공장의 ESS실은 건물 하나가 통째로 이용되며 고압차단기, 변압기, PCS 그리고 2800개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돼 있다. ESS 발전 현황은 중앙 컴퓨터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내에 위치한 ESS실. ESS실 내부 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류정훈 기자 jungh216@)
▲쌍용양회 동해공장 내에 위치한 ESS실. ESS실 내부 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류정훈 기자 jungh216@)

이밖에도 동해공장은 최근 2년 동안 가동 중인 모든 킬른의 버너를 교체해 저열량탄이나 페트코크(석유정제 부산물)등의 순환자원의 사용량을 늘렸다. 또한, 1호 킬른 냉각기의 효율적인 열교환을 위해 최신 설비로 교체했다.

쌍용양회는 현재 폐열발전설비를 건설 중이다. 폐열발전설비는 킬른에서 클링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고온의 열이 소성공정을 거친 이후 350도까지 떨어진 후 그대로 대기에 배출되는 것을 회수해 전력으로 생산하는 설비다. 넘버4 킬른 옆에 설치된 발전설비는 한눈에 봐도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노력으로 쌍용양회는 1분기 업계에서 유일하게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김창원 동해공장 생산기술팀장은 전사적인 노력이 뒷받침됐지만, 생산현장에서는 설비 현대화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내부적인 원가절감 노력이 더해지면서 회사의 손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에 있는 넘버 4 킬른(소성로). 1450도의 고온으로 예열기를 통해 1차 가열된 석회석을 가열한다.(류정훈 기자 jungh216@)
▲쌍용양회 동해공장에 있는 넘버 4 킬른(소성로). 1450도의 고온으로 예열기를 통해 1차 가열된 석회석을 가열한다.(류정훈 기자 jungh216@)

◇시멘트업계의 오랜 고민…‘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친환경 공정을 확대하는 쌍용양회에도 고민이 있다. 바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다. 2015년에 거래제가 도입된 후 시멘트업계는 톤당 2만6000원의 비용 부담을 지고 있다.

여기에 시멘트 생산량 1톤당 1000원을 부과하려는 지방세법 개정안 발의가 통과되면 시멘트 업계는 연 500억 원대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대기배출 부과금 신설 관련 입법이 예고되면서 매년 이전보다 강화된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최적방지시설(SNCRㆍ선택적비촉매환원설비)를 운영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저감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SNCR 설비 효율이 일정하지 않고, 소성로와 예열기 사이에 SNCR을 설치함에 따른 효율 감소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시멘트업계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되면 매년 650억 원의 부과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추대영 공장장은 “동해공장을 비롯한 국내 시멘트업계가 매년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면서 “향후에도 쌍용양회를 비롯한 국내 시멘트 업계는 기술 개선과 동시에 환경개선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당면한 위기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전망은 밝다’ 남북경협으로 떠오르는 수혜 산업=이 같은 우려에도 시멘트 산업이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잡은 것은 남북경협 덕분이다. 해안에 위치한 쌍용양회 공장의 2017년 시멘트 수출량은 생산량의 20%에 육박한다.

동해공장에서 생산된 클링커와 시멘트는 동해공장에서 북평공장까지 연결된 8.4km에 이르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송된다. 연간 이송량은 약 800만 톤이며 이중 3분의 2는 시멘트 전용선박을 통해 전국의 연안에 위치한 출하공장으로 이송된다.

북평공장은 과거 모두 5차례에 걸쳐 북한에 시멘트를 공급했던 국내 유일의 경험이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시멘트 생산시설을 갖춘 동해공장과 함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멘트를 공급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 수행도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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