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톺아보기] GC녹십자, 국산화 혈액제제·백신 내세워 세계시장 노크

입력 2018-06-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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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美 FDA 연내 허가 전망·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CRV-101’ 美임상 착수 등 해외진출 본격화…국내 첫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개발 등 국산화 잰걸음

GC녹십자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3년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B형간염 백신 ‘헤파박스-B’ 개발에 성공하며 ‘백신 주권’을 실현했으며, 2009년에는 계절 독감백신 ‘지씨블루’를 개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독감백신을 국산화했다. 또 2012년에는 희귀의약품인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를 전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는 주력 부문인 혈액 제제와 백신을 비롯해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바이오신약, 바이오베터, 합성신약까지 외형을 확대한 수십여 개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IVIG-SN)’의 북미 시장 진출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쓰는 녹십자의 대표 혈액제제 중 하나다. 2015년 11월 임상3상을 완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 막바지에 접어들어 연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IVIG-SN의 FDA 품목 허가 신청과 함께 지난해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100만ℓ 생산 규모의 혈액분획제제 공장도 세웠다. 202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현재 시험 생산 중이며, 캐나다 정부와 현지 구매기관에 생산 의약품 공급에 대한 계약 체결도 마쳤다.

주력 분야인 백신 사업에서는 2015년 국내 첫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개발에 성공하며 백신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재확인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항원 함량이 일반 독감백신보다 높은 고용량 독감백신 개발(임상 1상 진행 중)에 나서며 백신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이 백신은 특히 고령층에 효과적이어서 개발에 성공하면 독감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올해 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성인용 Td백신의 국내 병·의원 공급도 시작했다. Td백신은 디프테리아균 감염으로 일어나는 급성전염병 ‘디프테리아’와 파상풍균에 의한 신경 독소로 발생하는 ‘파상풍’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회사 측은 “현재 국내 허가된 ‘성인용 Td 백신’ 3종은 해외에서 수입되는 제품들”이라며 “이번 Td백신 국산화로 매년 45만 명분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차세대 백신인 프리미엄 대상포진 백신 ‘CRV-101(GC녹십자 프로젝트명: ‘MG1120’)’의 미국 내 임상에 착수했다. 그간 필수 기초 백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온 GC녹십자가 성인 대상의 고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전자재조합 제제에서는 국내에서 이미 출시된 ‘헌터라제’가 미국·일본 임상2상 등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 국가에도 진출해 있다.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는 중국 진출을 위한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세계 최초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진(GC1102)’도 기대를 모으는 의약품이다. 그동안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개발에 주로 쓰였으며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에 적용된 사례는 헤파빅-진이 처음이다. 올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임상 2·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현재 3상 임상 중이다.

현재 GC녹십자는 약효 지속 시간을 크게 늘린 차세대 장기지속형 혈우병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이미 기존 약물보다 1.5~1.7배 약효 시간을 늘린 혈우병치료제가 시판되고 있지만 GC녹십자는 이보다 2배 더 지속 시간이 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신약후보는 지난해 말 열린 ‘제59회 미국 혈액학회’에서 연구 데이터가 공개돼 다국적 제약사들과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항암바이오신약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GC녹십자는 올해 4월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 ‘GC1118’의 임상 1b상과 2a상을 위한 환자 투여에 돌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대장암과 함께 위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이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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