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관상(觀相)

입력 2018-06-05 13:13 수정 2018-06-0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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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중에는 더러 입후보자의 학력, 경력, 공약 등을 자세히 알 수 없으니 그냥 현수막에 붙은 사진의 관상을 보고 찍겠다는 사람이 있다. 안 될 말이다. 관상보다는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서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물론, 지방선거는 그 지역을 위하여 일할 사람을 뽑는 선거이다. 그러나 지역을 위한다는 이유로 나라 전체와의 균형과 조화는 무시한 채 오직 내 지역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오히려 나라를 좀먹고 있는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한다. 설령 내 지역에 일시적인 이익을 주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철저히 배제할 수 있는 안목을 갖고 투표해야 한다. 우선 내 배 부를 것만 탐하여 나무를 파먹는 딱따구리는 결국 제가 사는 둥지를 망가뜨린다. 지나치게 내 지역만 챙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이다.

관상은 ‘觀相’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볼 관’, ‘서로 상’이라고 훈독한다. ‘相’은 ‘나무(木)’와 ‘눈(目)’이 합쳐진 글자이다. 원시시대에 생활도구를 만드는 재료는 대부분 나무였다. 눈[目]으로 나무[木]를 잘 살펴 선택하는 것은 양질의 생활도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나무를 잘못 선택하면 애써 깎아 만든 도구가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여기서 ‘目’과 ‘木’의 합성자인 相은 본래 ‘잘 살피다’라는 뜻을 갖고 태어난 글자다. 이것이 점차 잘 살펴야 할 대상인 나무의 재질과 바탕이라는 뜻으로 확대되었고, 그 뜻이 다시 사람에게로도 확대되어 골격, 얼굴, 피부색 등 사람의 바탕과 용모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로써 관상은 ‘사람의 바탕인 얼굴이나 체격, 피부색 등을 보고서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관상은 일종의 통계라서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관상에만 의지하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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